[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2019년 트위터에는 독버섯을 먹었는데 새로 발견한 항암 치료제였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몇 년 전 친구가 숲에서 '붉은사슴뿔버섯'을 엄지손톱만큼 먹고 응급실에 실려가 죽었다 살아났다"는 내용이 담겼다.
붉은 사슴뿔 버섯은 최악의 맹독을 가진 버섯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번 씹기만 하고 뱉었는데도 입안에 독이 남아 사망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냉전 시기에는 생화학무기로도 사용됐다.
이 버섯을 먹고 살아났다는 것도 믿기 힘들 정도인데 이어진 내용은 더욱 거짓말 같다.
독버섯을 먹었던 친구가 암 치료를 받은 사람처럼 머리가 몽땅 빠졌고 회복 후에는 지병이었던 췌장염과 나빴던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
글쓴이는 "주치의는 믿을 수 없다며 연구자료로 쓰게 해달라고해서 승낙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을 접한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독버섯을 먹고 병이 나았다니... 주작이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을까.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기현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결과에는 치명적인 독버섯으로 알려진 붉은사슴뿔버섯에 유방암세포 생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유용물질이 발견됐다고 명시됐다.
'로리딘 E'라고 불린 이 물질은 당시 유방암 치료 물질로 알려진 독소 루비신보다 500대 이상 강력한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트위터 글을 믿지 않았던 누리꾼들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무협지·만화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었다', '이독제독(以毒制毒, 독으로써 독을 제거한다)가 실재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몇몇은 직접 해당 트위터 글을 찾아 성지순례를 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독버섯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위와 장을 세척하고, 치료 때는 금주·금식을 하므로 간 수치가 당연히 정상으로 돌아왔을 것이란 반론을 펴기도 했다.
붉은사슴뿔버섯에 함유된 물질이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함부로 섭취하는 건 금물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버섯에 함유된 '트라이코세신'이란 독성물질은 치사율이 매우 높다.
특히 붉은사슴뿔버섯의 외형적인 모습이 영지버섯과 닮아 있어 봄철 잘못 채취해 중독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채취한 버섯은 먹기 전 반드시 전문가의 확인을 받아야 하며, 야생에서 버섯을 채취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