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모두가 '주작'이라고 했지만 사실이었던 '독버섯' 먹고 병 치료한 사연

붉은사슴뿔버섯 / Wikipedia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2019년 트위터에는 독버섯을 먹었는데 새로 발견한 항암 치료제였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몇 년 전 친구가 숲에서 '붉은사슴뿔버섯'을 엄지손톱만큼 먹고 응급실에 실려가 죽었다 살아났다"는 내용이 담겼다. 


붉은 사슴뿔 버섯은 최악의 맹독을 가진 버섯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번 씹기만 하고 뱉었는데도 입안에 독이 남아 사망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냉전 시기에는 생화학무기로도 사용됐다.


이 버섯을 먹고 살아났다는 것도 믿기 힘들 정도인데 이어진 내용은 더욱 거짓말 같다. 


트위터 캡쳐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독버섯을 먹었던 친구가 암 치료를 받은 사람처럼 머리가 몽땅 빠졌고 회복 후에는 지병이었던 췌장염과 나빴던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 


글쓴이는 "주치의는 믿을 수 없다며 연구자료로 쓰게 해달라고해서 승낙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을 접한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독버섯을 먹고 병이 나았다니... 주작이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을까.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기현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결과에는 치명적인 독버섯으로 알려진 붉은사슴뿔버섯에 유방암세포 생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유용물질이 발견됐다고 명시됐다. 


'로리딘 E'라고 불린 이 물질은 당시 유방암 치료 물질로 알려진 독소 루비신보다 500대 이상 강력한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트위터 글을 믿지 않았던 누리꾼들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무협지·만화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었다', '이독제독(以毒制毒, 독으로써 독을 제거한다)가 실재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몇몇은 직접 해당 트위터 글을 찾아 성지순례를 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일각에서는 독버섯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위와 장을 세척하고, 치료 때는 금주·금식을 하므로 간 수치가 당연히 정상으로 돌아왔을 것이란 반론을 펴기도 했다. 


붉은사슴뿔버섯에 함유된 물질이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함부로 섭취하는 건 금물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버섯에 함유된 '트라이코세신'이란 독성물질은 치사율이 매우 높다. 


특히 붉은사슴뿔버섯의 외형적인 모습이 영지버섯과 닮아 있어 봄철 잘못 채취해 중독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채취한 버섯은 먹기 전 반드시 전문가의 확인을 받아야 하며, 야생에서 버섯을 채취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