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기억상실증' 걸려 실종된 9살 딸이 중학생이 돼 돌아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음악 콩쿠르 대회를 3일 앞두고 있던 9살 신영애 양은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20대 청년 2명에게 유괴를 당했다. 


대구의 한 다락방에 갇힌 신 양은 유괴범들에게 폭행을 당하다가 몰래 탈출했지만, 심한 구타로 인한 충격에 기억을 잃고 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물론 자신의 이름까지도. 


그렇게 길거리를 헤매던 신양은 한 여성에게 발견됐다. 신양을 불쌍하게 여긴 그녀는 자신의 사촌오빠에게 신양을 맡겼고 신양은 윤향숙이 된 채 경주의 한 초등학교 2학년에 편입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학교에 다니면서 신양은 줄곧 1, 2등을 했다. 운동도 잘해 전국소년체전에 대표로 출전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하루는 신양이 극장을 찾아 영화 '태백산맥'을 봤다. 


영화에는 6·25전쟁으로 헤어진 엄마와 딸이 20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하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를 보던 신양에게 옛 기억이 되살아났다.  


친엄마와 여동생의 이름은 물론,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유괴를 당한 지 6년 만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신양은 6년이 지나서 자신을 되찾았다는 생각에 영화를 보던 중 오열했다. 차마 양부모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심정을 일기장에 써 내려갔다. 


그리고 우연히 딸의 일기장을 본 양부모는 고심한 끝에 신양을 친부모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양부모는 친부모의 집을 찾아 대구로 향했고 A양은 그렇게 6년간 떨어졌던 친부모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처음 친부모는 훌쩍 커버린 A양을 알아보지 못했으나 A양을 처음 발견했던 여성의 설명을 듣고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tvN '응답하라 1988'


해당 사건은 지난 1976년 대구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다. 


1970년 유괴를 당한 후 기억을 잃은 신양은 6년이 지난 1976년이 돼서야 친부모 품에 안길 수 있었다. 


당시 중앙일보의 인터뷰에서 친부는 "딸을 길러준 은혜를 잊을 수 없다. 양부와 의형제를 맺고 형으로 모셨다"라고 전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사람들 사이에서 '영화에서 볼 법한 기적 같은 일'로 회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