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엄마는 온 가족이 모여 치킨을 시키면 항상 닭 목 같이 끝에 남은 부분만 뜯어먹었다.
어릴 때는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몰랐다. A씨는 나중에서야 엄마가 치킨의 양이 적어 그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는 엄마와 관련된 서글픈 사연을 올려 많은 이들을 울렸다.
A씨는 "우리 엄마는 교촌치킨 시키면 항상 다 양보하고 끝에 남은 목부분만 뜯어먹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무래도 우리 가족은 많이 먹는데, 교촌이 양이 적고 다른 곳보다 비쌌으니까 (그랬던 것 같다)"라는 말을 전했다.
A씨는 슬퍼하기보다는 자신이 열심히 일해 엄마가 맛있는 치킨을 실컷 먹게 해주고 싶었다.
그는 "(최근) 취업하고 처음 돌아온 엄마의 생신에 여러 가지 선물을 샀다.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말에 집에 가야 했기에 (직접 갈 수 없어), 엄마 이름을 대문짝만 하게 적어달라 부탁한 교촌치킨을 본가로 보냈다"라고 말했다.
엄마가 가족들을 위해 목부분만 먹던 치킨. 그 치킨 박스에는 'O순이꺼'란 글씨가 큼지막하게 쓰여있었다. 오롯이 엄마 혼자 치킨을 먹으라는 딸의 배려였다.
치킨을 받은 엄마는 "이게 뭐냐"고 물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엄마는 울먹이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A씨에게 "혼자 다 먹을 거야"라고 말했다. A씨는 그 목소리의 작은 떨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글을 마쳤다.
가족들을 위해 치킨의 맛있는 부분을 양보한 엄마와, 그런 엄마의 작은 희생을 별것 아니게 넘기지 않은 섬세한 딸.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진 요즘 같은 때엔 부모의 재산으로 자신의 '수저'를 나누기도 한다.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말이다.
그러나 부모가 얼마나 자녀를 위하는지, 일상에서 어떤 희생을 하는지 안다면 결코 엄마, 아빠를 재산만으로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A씨는 다행히도 부모의 사랑을 볼 줄 아는 지혜를 가졌고, 그 덕분에 약간의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A씨와 A씨 엄마와 같은 배려를 가진다면, 가족 사이에 생기는 아픈 문제들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