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매일 밤 엉엉 울면서 퇴근하는 언니가 너무 걱정됩니다"
신입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을 칭하는 은어 '태움'은 이제 너무나 익숙한 단어가 됐다.
태움에 대한 문제는 이미 과거에도 수차례 제기된 바 있고 이로 인해 수많은 대책이 나왔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간호사인 A씨의 언니가 겪은 일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 병원 간호사로 일하는 언니에게 직접 태움 문화의 실체를 듣게 된 동생 A씨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매일 밤 울며 퇴근하는 언니가 걱정된 A씨는 지난해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한 사연을 올리며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A씨에 따르면 언니는 근무 교대 시간이 정해져 있음에도 3~4일씩 퇴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님과 A씨는 "왜 집에 오지 않느냐"라고 물었지만 언니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언니가 퇴근하고 유독 서럽게 울던 어느 날이었다. 집으로 들어온 언니는 다짜고짜 창고로 가더니 대학생 때 공부했던 책이며 교재, 노트를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A씨는 언니에게 다가가 어찌 된 영문인지 물었다. 이후 A씨가 언니에게서 들은 태움 문화의 실체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언니의 선임 간호사는 언니의 퇴근 시간 반나절이 훌쩍 넘어도, 자기가 바쁘다며 인수인계를 받지 않았다.
이어 선임은 "인수인계를 안 받았는데 내가 환자를 어떻게 케어하냐"라며 자신의 일을 후임인 언니에게 다 미뤘다.
언니는 근무 교대시간이 끝났음에도 선임의 일을 대신 처리하느라 집에 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폭언과 머리를 미는 등의 가벼운 폭행은 기본이었다.
언니가 며칠씩 집에 오지 못했던 이유를 알게 된 A씨는 언니가 너무 걱정된다며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 같은 사연이 재조명된 것은 아직도 간호사들 사이의 태움이 심각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대한간호협회가 2018년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간호사 10명 중 4명이 지난 1년간 함이나 폭언, 굴욕적 언사나 조롱을 당하는 등 '태움'(선배간호사의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는 직속상관인 간호사가 30.2%로 가장 많았고 동료간호사가 27.1%, 간호부서장 13.3%, 의사 8.3%로 간호사끼리 괴롭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