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28살 딸 독립해 이사한 자취방에 마음대로 'CCTV' 설치한 아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감시당하는 것 같아서 싫다니까요?"


자식이 걱정됐던 아버지의 제안을 완강히 거부한 딸은 자신이 이상한 거냐며 누리꾼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8살 딸 자취방에 CCTV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내용의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부모님이 원래 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통금이 있었고 기숙사 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집에 12시 전에 들어갔다"며 운을 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대학원에 다니고 학교에 오래 있다 보니 거리가 부담돼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다음 학기부터는 기숙사 신청이 제한돼 부모님과 상의 후에 원룸을 계약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계약을 끝낸 후 아버지가 갑자기 "자취방에 CCTV를 달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A씨는 "CCTV 자체가 감시당하는 것 같아서 싫다"고 거절했고 아버지는 "누가 들어가고 나가는지만 볼 수 있게 신발장에 설치하겠다"고 했다.


화가 난 A씨는 "만약 달 생각이셨으면 계약하기 전에 저한테 의사를 먼저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랬다면 피곤하더라도 통학을 했을 거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아버지도 화가 나 "내가 묻지 않았으니 싫으면 계약 해지하라"고 소리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열혈사제'


A씨는 누리꾼에게 "계약금만 1,200만 원이라 해지도 힘들다"며 "제가 고집인 거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2~3년 전에도 이런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며 "그때도 부모님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지만 당장 일어날 일이 아니니 흐지부지 얘기를 끝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은 건물에 CCTV 있는 거 신경 쓰냐'고 예를 드시는데 상황이랑 적합하지 않다"며 "이건 아버지의 간섭이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파랑새의 집'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결국 현관문에 CCTV를 설치한 상태로 들어가 살기로 했다고 한다.


A씨는 "부모님이 등록금 한번 내주셨고 나머지는 장학금 받거나 학자금 대출받아 졸업하고 다 갚았다"며 "학교 다닐 때 용돈은 부모님께서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원 다니면서 부모님께 용돈 매달 80만 원씩 받고, 아버지가 대학원 졸업하면 차 사라고 매달 200만 원씩 제 이름으로 적금 넣어주신다", "원룸도 전세로 1억 2천 모두 아버지께서 해주셨다"고 했다.


A씨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정 싫다고 하시면 그냥 CCTV 설치한 상태로 들어가 살 생각이다"며 "하지만 카메라가 있는 건 정말 싫고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혼자 살게 된 자식이 걱정되는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식의 사생활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된다면 28살 딸은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올바른 일상을 보내지 못하고 날마다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굳은 마음을 먹고 시작하게 된 자취 생활이니 딸을 믿고 제대로 된 자립심을 심어주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