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감시당하는 것 같아서 싫다니까요?"
자식이 걱정됐던 아버지의 제안을 완강히 거부한 딸은 자신이 이상한 거냐며 누리꾼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8살 딸 자취방에 CCTV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내용의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부모님이 원래 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통금이 있었고 기숙사 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집에 12시 전에 들어갔다"며 운을 뗐다.
A씨는 "대학원에 다니고 학교에 오래 있다 보니 거리가 부담돼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다음 학기부터는 기숙사 신청이 제한돼 부모님과 상의 후에 원룸을 계약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계약을 끝낸 후 아버지가 갑자기 "자취방에 CCTV를 달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A씨는 "CCTV 자체가 감시당하는 것 같아서 싫다"고 거절했고 아버지는 "누가 들어가고 나가는지만 볼 수 있게 신발장에 설치하겠다"고 했다.
화가 난 A씨는 "만약 달 생각이셨으면 계약하기 전에 저한테 의사를 먼저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랬다면 피곤하더라도 통학을 했을 거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아버지도 화가 나 "내가 묻지 않았으니 싫으면 계약 해지하라"고 소리쳤다.
A씨는 누리꾼에게 "계약금만 1,200만 원이라 해지도 힘들다"며 "제가 고집인 거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2~3년 전에도 이런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며 "그때도 부모님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지만 당장 일어날 일이 아니니 흐지부지 얘기를 끝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은 건물에 CCTV 있는 거 신경 쓰냐'고 예를 드시는데 상황이랑 적합하지 않다"며 "이건 아버지의 간섭이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결국 현관문에 CCTV를 설치한 상태로 들어가 살기로 했다고 한다.
A씨는 "부모님이 등록금 한번 내주셨고 나머지는 장학금 받거나 학자금 대출받아 졸업하고 다 갚았다"며 "학교 다닐 때 용돈은 부모님께서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원 다니면서 부모님께 용돈 매달 80만 원씩 받고, 아버지가 대학원 졸업하면 차 사라고 매달 200만 원씩 제 이름으로 적금 넣어주신다", "원룸도 전세로 1억 2천 모두 아버지께서 해주셨다"고 했다.
A씨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정 싫다고 하시면 그냥 CCTV 설치한 상태로 들어가 살 생각이다"며 "하지만 카메라가 있는 건 정말 싫고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혼자 살게 된 자식이 걱정되는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식의 사생활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된다면 28살 딸은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올바른 일상을 보내지 못하고 날마다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굳은 마음을 먹고 시작하게 된 자취 생활이니 딸을 믿고 제대로 된 자립심을 심어주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