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문' 닫으러 갔다가 유리창과 함께 태풍에 날아간 여성

중국 본토에 상륙한 태풍 '하구핏'이 유례 없는 집중호우를 쏟아내며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입력 2020-08-07 17:35:38
Southern Metropolis Daily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중국 본토에 상륙한 태풍 '하구핏'이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쏟아내며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아파트 유리창문이 통째로 날아가며 창문을 닫으러 나온 한 여성이 바람에 날아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더페이퍼는 중국 동푸를 강타한 태풍 하구핏에 한 60대 여성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일 중국 저장성 위환 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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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새벽 3시 아파트 11층에 거주하던 64살 여성 린 씨는 강한 돌풍과 함께 창문이 부서질 듯 흔들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옆에서 같이 자고 있던 남편 또한 잠에서 깨 창문을 닫으러 거실로 나갔고, 린 씨는 베란다로 향했다.


잠시 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란 남편은 아내가 있는 베란다로 뛰어갔다가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베란다를 가리고 있던 창문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뻥 뚫린 데다 아내 린 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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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태풍 하구핏은 초속 38m의 강한 바람을 만들어냈는데, 이를 견디지 못한 창문이 통째로 깨지며 거센 바람이 베란다를 급습했다.


안타깝게도 창문을 닫으러 갔던 린 씨는 뻥 뚫린 베란다에서 바람을 직격탄으로 맞아 창문과 함께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구조대원에 따르면 린 씨는 아파트에서 10m 가량 떨어진 수풀에서 발견됐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문제는 해당 사건이 린 씨 한 명의 죽음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날이 밝은 후 해당 아파트에서는 창문이 날아가 버렸다는 신고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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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조사 결과 린 씨가 살고 있던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날아간 곳은 모두 5가구로, 옆 동에서는 무려 11가구의 창문이 없어져 아파트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유리창으로만 이뤄진 아파트 베란다 곳곳이 위험천만하게 뻥 뚫려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충격적인 현장을 마주한 주민들은 "아파트 하자 문제로 그간 시공업체와 잦은 다툼이 있었다"라며 "결국 부실공사 때문에 이웃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호소했다.


사건이 커지자 누리꾼들은 "아무리 바람이 강해도 창문이 뜯어져 나갈 정도라면 무서워서 어떻게 집에서 살 수 있겠냐", "부실공사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