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버림받은 아기 고양이는 사람 목소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엄마한테 버림받고 죽을 뻔한 아기 고양이가 극적으로 구조돼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는 엄마의 따뜻한 품을 느껴보기도 전에 버려졌지만, 살고 싶어 발버둥 친 끝에 새 삶을 얻었다.
지난 21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 구석에서는 하루 종일 '야옹' 소리가 위태롭게 울려 퍼졌다.
걱정이 된 인사이트 기자 A씨가 찾아간 아파트 1층의 화단 구석에는 덤불 사이에 눈도 채 뜨지 못한 '코숏 태비' 아기 고양이가 쓰러져 있었다.
거미줄이 가득하고 하수구 배관이 배치된 차디찬 곳에서 녀석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눈도 뜨지 못한 녀석의 눈가에는 염증이 가득했다. 심화되면 눈동자가 녹아버릴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만약 하루 이틀만 더 늦게 발견했으면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을 수도 있었다.
처음에 고양이는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자 위협을 느낀 듯 심하게 경계했다.
좀처럼 경계를 풀지 않던 아기 고양이는 A씨가 '야옹' 소리를 내자마자 자신에게 돌아온 엄마인 줄 알고 필사적으로 덤불을 헤치고 나왔다.
A씨는 "구조 당시 아기 고양이가 눈도 뜨지 못하고 젖도 거의 못 먹은 상태였다"며 "눈이 떠지지 않고 몸도 허약해 엄마 고양이가 녀석을 버리고 간 듯하다"라고 말했다.
보통 어미 고양이가 하루 넘도록 새끼 고양이를, 그것도 단 한 마리만 방치해두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경우는 새끼가 자생이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버리고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행히 사람들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녀석은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졌다. 업어온 고양이란 뜻의 '업이'라는 새 이름도 생겼다.
동물 병원에서 열심히 '맘마'를 먹고 건강해진 업이는 인사이트 사옥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아직 낯선 환경이 두렵기도 하지만, 새 삶이 기대되는지 녀석은 사람의 손도 잘 따르고 밥도 잘 먹으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오늘(28일) 인사이트는 아기 고양이 '업이'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임보'를 결정했다.
업이는 입양되기 전까지 인사이트 사옥에서 지낼 예정이다. 죽을 뻔했던 '업이'에게 좋은 주인이 하루빨리 나타나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