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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아시아나 교육생들이 박삼구 회장 앞에서 불러야했던 노래

아시아나 승무원 여자 교육생들이 박삼구 회장을 위해 노래 연습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인사이트KBS 9시 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듣기만 해도 황당한 이 노래 가사는 아시아나 승무원 교육생들이 박삼구 회장 앞에서 공연하기 위해 연습한 곡이다.


아시아나 직원은 '내가 이러려고 승무원이 됐나'라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6일 KBS 9시 뉴스는 자신을 아시아나 직원이라 밝힌 한 제보자가 보내온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5월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승무원 교육동에서 촬영된 것이다.


인사이트KBS 9시 뉴스 


영상 속에서 검은 정장을 맞춰 입은 아시아나항공 교육생들은 90년대 히트곡 신인수의 '장미의 미소'를 개사한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종이로 만든 빨간색 하트 모양을 들고 율동까지 선보인다.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다.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이제야 회장님께 감사하단 말 대신 한 송이 새빨간 장미를 두 손 모아 드려요.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듯한 이 마음 아는지. 오늘은 회장님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여요. 회장님 두 손에 담겨진 빨간 장미가 함께 웃네요."


대부분의 노래 가사는 마치 박삼구 회장에게 사랑고백 하는 듯한 내용으로 가득 찼다.


인사이트KBS 9시 뉴스 


제보자는 해당 영상을 공개하며 교육생들이 박삼구 회장 앞에서 실제 연습한 노래로 공연을 했다고 말했다.


보통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하면 여승무원들은 4달간 신입 교육을 받는데, 매달 첫째주 목요일에 박 회장을 위한 노래와 춤을 연습한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이는 모두 본사 측의 지시였으며, 승무원들이 반드시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점도 설명했다.


특히 박 회장을 위한 노래를 연습한 승무원들은 모두 여성이며, 남성 교육생들은 참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KBS '9시 뉴스'


실제로 이 노래를 연습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A씨는 "내가 이러려고 승무원이 됐나"라는 자괴감에 빠졌다고 말했다.


또 "곱씹을수록 되게 처참한 심정이 들었고, 수치심을 느꼈다"며 "박삼구 회장이 올 때면 승무원 교육생들은 마음엔 없지만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 연기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평소 박삼구 회장이 격려 차 신입 승무원을 자주 방문한다"며 "당시 신입승무원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자발적으로 부른 것"이라 해명했다.


아울러 현재는 노래 연습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KBS '9시 뉴스'


박 회장에 대한 폭로는 또 있다.


현직 아시아나 승무원은 "회장님이 저희가 안 안아줬다고 되게 서운하다고 그러면 '회장님' 이러면서 안아드리고 또 사랑합니다 해드려야 한다. 안을 때도 꽉 안아라 이런 식의 지시가 내려온다"고 밝혔다.


심지어 박 회장이 오면 눈물을 흘리는 역할도 따로 있었다고 토로했다.


인사이트(좌) 인사이트, (우) 블라인드 


한편 지난 2월 박 회장은 여승무원 성추행 의혹으로 한 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아시아나 항공 게시판에는 박 회장과 관련한 성희롱·성추행 고발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매달 한번씩 박삼구 회장이 오는데 이유는 승무원 영접이다. 미리 선발된 수많은 승무원이 도열해 옆에 가서 팔짱 끼고 갖은 아부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밖에도 "박 회장이 입국할 땐 동선별로 직원들을 배치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팔짱끼고 아부 떨어야 한다", "박 회장이 아내랑 오면 그냥 인사만 하라고 지시가 내려진다" 등의 폭로가 이어졌다.


당시에도 아시아나항공 측은 "박삼구 회장이 매달 사무실을 찾는 것은 십수 년째 이뤄지고 있는 '현장경영'의 일환"이라며 "(해당 글들은 익명에 기반한) 블라인드 앱을 통해 작성된 것이어서 회사 차원에서 할 말은 이것뿐"이라고 밝혔다.


YouTube 'K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