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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후 돌아오겠다던 아버지가 1년 넘게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한 여성이 아버지가 네 번의 수술 후 중증환자가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A씨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우리 아버지를 살려내라!"


부산의 한 대학병원 앞에서 40대 딸이 중환자실에 누운 아버지를 위해 외롭고 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 가족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지난 3월 12일부터 딸 A(46)씨는 가족들과 함께 병원을 상대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그의 아버지 B(72)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평소 고혈압 외에는 특별한 지병 없이 건강했다.


B씨는 소화기내과에서 위를 검사하던 중 췌장에 작은 혹을 발견했고, 조직검사를 한 결과 신경세포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2016년 12월 29일 B씨는 첫 수술을 받았다. A씨는 당시 의사로부터 수술에 약 3시간이 소요되고, 10일가량 후면 퇴원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인사이트수술 전 B씨의 모습 / 사진 제공 = A씨


수술 도중 호출을 받고 수술실에 들어간 A씨에게 의사는 "생각보다 혹 크기도 작고 다른 장기들이 양호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틀 뒤부터 수술 부위에서 배액관 하나가 새며 장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B씨는 구토와 설사, 고열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일주일이 지난 2017년 1월 5일, 하나 남은 배액관에서도 선홍색 피가 터져 나왔고 혈압까지 잡히지 않아 B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심폐소생술 등 조치를 취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B씨는 급하게 2차 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B씨는 한 달 사이 수술을 두 번이나 더 받았다. 그 과정에서 췌장, 십이지장, 비장, 소장의 일부 등 장기를 떼어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A씨


인사이트38kg까지 살이 빠진 B씨의 모습 / 사진 제공 = A씨


네 번의 수술을 거쳤지만 B씨는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다. A씨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도 B씨의 수술 부위에서는 장액이 새어 나왔고, 각종 합병증도 찾아왔다.


B씨는 수술 후 폐렴과 당뇨, 우울증을 앓게 됐고, 혈전도 생겼다. 현재 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밥 한 숟가락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어 38kg까지 살이 빠져 앙상해졌다.


A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아버지가 의료사고를 당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열흘 정도로 예상됐던 치료가 1년 5개월가량으로 이어지며 상태가 악화된 이유는 병원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가족들은 의사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오히려 퇴원을 강요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A씨


A씨는 "의사는 집에 가면 다 낫는다며 오히려 퇴원을 하라고 권했다"며 "아버지는 밥도 제대로 드실 수 없는데 영양제도 없이 집에서 어떻게 회복과 재활을 하냐"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병원은 자체 의료분쟁위원회를 열어 의사가 과실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A씨는 환자측의 발언권과 참여가 없는 위원회의 결론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B씨의 의료사고 관련 내용은 한국의료분쟁조정원에서 조정신청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의료지식이 없는 피해자가 어떻게 인과관계를 소명하냐"며 "사고를 당한 것만으로도 피눈물이 나는데 대형병원과 싸우느라 또 고통을 겪고 있다"고 분노했다.


해당 병원측은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한국의료분쟁조정원에서 감정 중에 있다"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