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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가 전우를 쐈다"…철원 총기사고 유가족의 절규

유가족들은 '전우가 전우를 쏜 것과 다름없다'며 어처구니 없는 이번 사고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인사이트

YouTube '7501simon'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강원도 철원의 한 육군부대에서 공사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일병이 총알에 머리를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에서는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에 의한 사망이라 추정하고 있지만, 직접 현장조사까지 다녀온 유족들은 의문스러운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28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총기사고로 숨진 이모 일병의 외삼촌 윤기열씨는 전화 인터뷰로 유족들의 입장을 밝혔다.


사고 당일 저녁 6시께 군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윤씨는 "이미 숨진 상태여서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현장 검증을 다녀온 윤씨는 그곳에서 숨진 이 일병의 사고를 목격한 동료 병사들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윤씨는 "진지 공사를 하고 내려왔을 때 그 길을 사격하는 시간에는 지나가지 못하도록 경계병이 막아줘야 하는데 만나지 못했다. 일부 병사들은 보긴 봤는데 그냥 인사하고 지나갔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병사들이) 실제로 사격 소리를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인솔자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들으며 그 길을 건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즉, 사격훈련장 인근에는 인솔자도, 경계병도 있었지만 그 어떤 통제도 하지 않은 셈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게다가 이 일병이 걸어가던 길은 사격대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이었다. K-2 소총 최대 사거리가 460m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사거리 내에 군인들이 걸어가고 있었던 것.


하루종일 부대들이 돌아가며 사격 훈련을 하는 곳에서 늘 사고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군이 제대로 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사고 현장에 있던 경계병은 지휘관으로부터 어떠한 임무도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경계병 안전교육이라든지 지휘관의 마인드가, 지금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너무 군인으로서의 자세, 상식이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이트YouTube '7501simon'


무엇보다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도비탄(목표물에 맞고 튕긴 탄환)'에 의한 사망이라는 군의 추정이다.


유족들은 도비탄이 아닌 실제 사격으로 맞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씨는 "총알은 현재 피해자 몸에 있는 거로 X-ray 상 확인됐다"며 "만약 도비탄이라면 탄두가 원래 형태를 갖추기 어렵다. 근데 거의 탄두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꺼내봐야 알겠지만 유족들은 도비탄이 아닌 실제 사격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변에는 총알이 부딪힐 만한 딱딱한 물체가 나무 몇 그루 뿐이었으며, 머리에 맞아 즉사할 정도의 바위나 건물 등이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윤씨는 실용음악과를 전공하고 무대연출이 꿈이었던 조카가 22살이라는 나이에 허망하게 떠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슬픔에 잠겼다.


이 일병은 평소 성격도 싹싹하고, 끼도 많았으며 혼자 외지에서 공부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보통의 젊은 청년이었다.


한 달 전 휴가를 나와 "추석 때 휴가를 받았으니 같이 밥먹어요"라고 말한 게 마지막이 될 줄은 가족들은 아무도 몰랐다.


윤씨는 "어떻게 보면 전우가 전우를 쏴버린 격이다. 지휘관은 통제되지 않고 임무도 주지 않고 전우를 향해 쏘라고 말을 한 상황이니까 정말 억울하고 분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에 대해 군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주고 재발하지 않기를, 그런 부분을 촉구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머리에 '총탄' 맞자마자 고꾸라졌다는데…" 할말 잃은 채 오열하는 유가족군 복무하고 있을 아들이 머리에 총탄을 맞고 싸늘해진 주검으로 가족들 품에 돌아왔다.


머리에 '총탄' 맞고 싸늘한 주검 되어 돌아온 군인 아들 본 엄마의 절규 (영상)싸늘한 군인 아들의 주검을 본 엄마는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과 아들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절규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