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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무산되면 한국에서 예상되는 '상황'

국고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이 드러난 남아공 주마 대통령의 탄핵이 무산되자 남아공 거리는 무법지대로 변했다.

인사이트(좌) 박근혜 대통령, (우)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콥 주마' 대통령 /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유라 기자 = 3일 국회에 제출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되면 한국은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까? 여기 우리보다 먼저 그 상황을 겪은 한 나라가 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다수의 외신은 국고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 사실이 드러나 탄핵 위기에 놓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집권 여당의 반대로 또다시 하야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3월 남아공 재무차관에 의해 인도계 재벌 굽타 가문의 국정 농단의 실체가 폭로되면서 주마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최초 탄핵 논의는 야당을 중심으로 퇴진 요구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2일에는 남아공의 독립 감찰기구인 국민권익보호위원회가 굽타 가문이 주마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전횡을 저지른 정황을 폭로하면서 시민들이 합세해 수도 프리토리아와 요하네스버그 등지에 모여 퇴진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인사이트주마 대통령의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남아공 국회의 모습 / 연합뉴스


지난 2009년에 이어 2014년 재선에 성공한 주마 대통령은 이미 오래전부터 숱한 부패 스캔들과 각종 성 추문에 휩싸이며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2014년 자신의 사저를 개보수하는 데 우리 돈 166억 원 상당의 국고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마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비난은 날로 높아져 가던 상황이었다.


실업과 경제난 등으로 생활고에 허덕이던 국민들은 때마침 터진 현직 대통령의 '비선 실세' 스캔들에 그간 지켜오던 인내심을 잃고 말았다.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자"는 국민의 외침에 지난달 10일 주마 대통령의 '불신임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다수의석을 차지한 집권 여당의 반대로 결국 부결됐다.


이미 수차례 야당이 주마 대통령의 하야를 공식적으로 요구했지만, 번번이 여당의 반대로 무산되고 만 것이다. 


당시 찬성 126명과 반대 214명이라는 엄청난 차이의 투표 결과도 국제 사회에서 큰 쟁점이 되기도 했다.


인사이트폭력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는 남아공 시위 현장의 모습 / 연합뉴스


이를 지켜보던 남아공 국민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부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일부 성난 시민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시위 현장 곳곳에서는 경찰과 시민들 간의 다툼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상황. 이에 야당은 '전면 투쟁'을 선언하는 등 남아공의 정치 불안은 심화될 조짐이다.


한국은 어떨까.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선포된 3일 새벽 야3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4월 퇴진·6월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한 이상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 가능할지 여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6차에 거친 평화시위를 이어오던 대한민국 역시 '대혼란'에 빠진 남아공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드디어 대한민국의 6번째 촛불이 밝혀졌다. 대통령 지지율 4%가 말해주는 '국민의 뜻'이 과연 이날 청와대 담벼락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