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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한테 뺨 맞았습니다"...23살 전업주부 사연에 여성들도 '남편 편' 들고 나선 이유

남편에게 뺨을 맞고 집을 나온 23살 어린 신부에게 여성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이 돌보다 우울증 겹쳐 '게임 중독'에 걸린 아내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남편에게 뺨을 맞고 집을 나온 23살 어린 신부에게 여초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이런 조언을 건넸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게임 중독이어서 남편에게 맞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올해 23살인 여성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19살에 25살 남편을 처음 만났다. 열애 끝에 그녀가 21살이던 해 혼전임신을 하게 됐고, 결혼해 지난해 아이를 낳은 상태다.


A씨는 시댁에 돈이 많았고, 결혼 당시 27살이던 남편이 벌이도 좋았기에 결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출산 후 A씨가 산후우울증에 빠진 뒤 일어났다. A씨는 우울증이 겹치며 매일 게임 롤을 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게임하는 중간중간 아이를 보고 쉬다가 또 게임을 했다. 심할 땐 아이를 보면서 7시간까지 게임을 하기도 했다.


아이를 방치하는 게 잘못된 줄 알았지만 게임할 땐 스트레스가 풀렸다. 나중에는 '아이 밥만 먹이고 게임하자', '나중에 해줘도 되겠지', '기저귀 갈아주고 게임하자'와 같은 생각만 들 정도였다고.


A씨의 게임 중독이 심해지자 남편은 "산후우울증 핑계로 게임하는 것 아니냐", "돈 벌어다 주는 남편 무시하냐", "젊은 나이에 애 생겨서 대학 안 나온 어린X 내 돈으로 한 집에서 전업주부로 놀게 해줬으면 네 자식이라도 제대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막말을 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편에게 뺨 맞게된 이유는 다름 아닌 '게임' 때문


이런 말에도 A씨는 남편의 막말 안에 틀린 내용이 없으니 입만 꾹 닫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어젯밤, 드디어 남편이 절 때렸다"라며 남편에게 뺨을 맞게 됐다고 고백했다. 


A씨에 따르면 그녀는 그날도 평소와 같이 남편 아침밥을 해준 뒤 좀 더 자다가 아이가 우는소리에 깨서 아이를 케어했다.


그러다가 '23살에 내가 아무리 대학은 못 가도 청춘을 즐길 나이인데'란 생각이 들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고, 그렇게 무작정 게임을 켠 뒤 오전 9시부터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게임만 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롤을 해보신 분이라면 아실 텐데 중간에 저 혼자 빠질 수 없는 게임이라서 중간에 아이를 돌봐야 할 상황에도 아이에게 신경을 못 썼다"라고 이실직고했다.


그러던 중 오후 7시 무렵 돌아온 남편은 게임을 하고 있는 A씨를 보자마자 "이게 뭐 하는 거냐. 거울 좀 봐라. 도대체 언제부터 게임했길래 씻지도 않고 눈은 퀭해서 컴퓨터 앞에서 뭐 하는 거냐"라고 소리쳤다.


이어 "그 컴퓨터 너 애 두고 게임하라고 사준 거 아니다. 나 집에서 업무 보는 건 노트북으로도 되는데 혼자 집에 있을 너 외로울까 봐 뭐라도 하라고 하나 둔 거다. 엄마가 됐으면 엄마로서 애를 보고 집안일을 해야지 애 낳은 지 1년 반이 넘는데 아직도 산후 우울증 핑계를 대면서 게임하고 있냐"라고 화를 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자신의 잘못은 알지만 그간 쌓였던 설움이 올라와 울면서 "어린 나이에 집에서 뭐 하는 거냐. 서로 조심 안 해서 생긴 애여도 내 자식이니까 진정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자꾸만 내 청춘이 불쌍해서 집안일하다가도 한숨이 푹푹 나오고 애 돌보다가도 눈물이 난다. 그래 오빠 말대로 핑계로 보일 수도 있다. 이게 산후우울증이 아니라면 난 그냥 우울증인 거다"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한참 A씨의 얘기를 듣던 남편은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결국 A씨의 뺨을 쳤다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편에게 맞은 적이 처음인 A씨는 눈물도 더 못 흘리고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대로 아이를 데리고 짐을 싸서 친정으로 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A씨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다며 "이런 제가 어떻게 해야 아이와 남편, 가정을 위해 좋은 엄마가 될까요? 게임을 안 해보려 노력해 봐도 화만 쌓일 뿐 다시금 답답한 생각에 마약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있네요. 제가 아이와 제 청춘을 위해 정말 어떻게 해야 될까요. 모든 것이 제 책임이란 거 압니다. 욕을 하셔도 달게 받을게요"라고 글을 마쳤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 접한 누리꾼들, A씨에게 '치료'부터 권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는 이제 친정 부모님께서 봐주시고 글쓴이는 또 게임하겠네요", "19살에 임신한 것도 아니고 21살이면 성인이고 본인이 선택한 건데 왜 피해자인척하지", "호강에 겨웠다", "주작 아니냐", "남편한테 위자료 주고 평생 아이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삶이 당신이 원하는 삶이라면 뭐...계속 그렇게 사셔야죠", "너만 청춘이냐? 남편도 스물아홉이면 청춘이다" 등 A씨의 남편 편에 서서 그녀를 질책하고 있다.


"지금 게임하는 게 그렇게 보람 있는 청춘도 아니잖아요. 진짜 개선하고 싶다면 일단 병원 가서 중독 치료부터 받고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더 가치 있을까 생각합시다"라고 건실한 조언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A씨가 어서 빨리 게임 중독과 우울증을 치료해 정상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많은 이들이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