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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빠가 회사에서 혼나는 걸 본 그날, 나는 '어른'이 됐다"

초등학교 3학년 10살이던 때 엄마의 심부름에 아빠의 회사로 찾아갔다가 선배에게 혼나는 아빠의 모습을 봤다는 신동엽의 과거 이야기가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어릴 적 아빠는 나에게 항상 큰 존재였다. 그의 품은 항상 넓고 따뜻했다. 


그런 아빠가 나에게 진짜 '슈퍼맨'이었고 언제나 한 곳을 우두커니 지키는 커다란 산이었다.


아빠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집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한 학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거리가 가까운 탓에 종종 엄마 심부름을 받고 아빠를 찾아갈 때가 많았다.


그날도 그랬다. 엄마의 심부름을 받고 아빠가 일하는 학교로 찾아갔다. 자주 왔던 학교라 바로 아빠가 있는 교무실까지 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교무실을 들어가려는 찰나, 아빠의 뒷모습이 보였다. 선배인지 교장 선생님인지 알 수는 없으나 아빠는 누군가에게 크게 혼나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태산같이 컸던 나의 영웅 아버지가 한없이 작아진 모습으로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모습을 본 게.


충격을 받았고 돌아버릴 것 같았다. 내가 알던 아버지의 모습이 무너져 내렸다. 


그 순간 혹여나 아빠가 내가 왔다는 걸 알게 될까 봐 밖으로 나가 한참을 서성였다. 아빠가 받을 상처가 두려워 그렇게 밖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교무실을 찾아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아무렇지 않은 듯 "아빠 나 왔어"라며 교무실을 들어온 나에게 아빠는 "우리 아들 왔어!"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좀 전의 일은 전혀 없었던 듯 말이다. 


그때 내 나이 10살이었다. 


심부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 아빠가 저렇게 굽신거리면서, 혼나면서 돈을 벌어 나에게 뭐를 사주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때 조금은 철이 들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달 28일,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신동엽은 10살이던 때 아버지의 초라한 뒷모습을 봤던 기억을 회상했다. 


이는 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한 내용이다. 


누구보다 크고 든든했던 아버지가 어느 순간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때가 찾아온다. 


좋은 학원을 보내주고 맛있는 음식 하나라도 더 사주기 위해 더 많이 벌어야 했던 아버지는 어쩌면 가장 외로운 존재가 아니었을까. 


나이가 들면서 대학으로, 사회로 떠나게 될 당신을 두고 아빠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도록 오늘이라도 "고마워요, 사랑해요"라는 말 한마디를 건네보자. 


아빠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당신의 이 한 마디가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Naver TV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