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세월호 현장 KBS 기자들 내부망에 ‘반성문’ 올려

KBS 막내급 기자들이 자사의 세월호 사고 보도에 대해 집단적으로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로 전락했다’ 며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에 대한 자성과 함께 사측의 사과를 촉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KBS의 한 젊은 기자는 “대통령의 안산분향소 조문은 연출된 드라마였다. 조문객을 실종자의 할머니인 것처럼 편집해 시청자들이 오해하도록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KBS 막내급 기자들이 자사의 세월호 사고 보도에 대해 집단적으로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로 전락했다"며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에 대한 자성과 함께 사측의 사과를 촉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KBS 입사 1~3년차 젊은 기자들이 "재난 주관방송사로서 부끄럽지 않은 보도를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와 KBS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1~3년차 한국방송 취재·촬영 기자(38~40기) 40여명을 대표한 10명의 기자들은 이날 오전 기사 송고를 위해 사용하는 보도 정보시스템에 각각 주장의 글을 올렸다. 

A 기자는 “대통령의 첫 진도방문 리포트는 진도체육관에서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두 없앴다. 거친 목소리는 사라지고 오로지 대통령의 목소리, 박수 받는 모습들만 나갔다”며 자사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또 “대통령의 안산분향소 조문은 연출된 드라마였다. 조문객을 실종자의 할머니인 것처럼 편집해 시청자들이 오해하도록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그동안 한국방송이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경호’ 보도에 나선다는 외부 비판이 많았는데, 취재 기자가 이를 인정하면서 반성을 촉구한 것이다. 

B 기자는 “정부 발표를 검증하고 비판하라고 그 풍요로운 자원을 받은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왜 그 자원을 가장 적합한 목적에 쓰지 않는가. 아무 내용도 없이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는 중계차나 조간 신문 베껴쓰기가 한국방송의 존재 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가”라고 한국방송의 취재 관행을 질타했다.

C 기자는 “팽목항에선 한국방송 로고가 박힌 잠바를 입는 것조차 두렵다. 어떻게 하면 취재를 잘해나갈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하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과 질타를 피해갈지부터 고민하게 된다. 대체 우리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각자 글 말미에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세월호 보도에 관여한 모든 기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제안한다. 침몰하는 한국방송 저널리즘을 이대로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는 내용을 공통으로 제안했다. 

‘막내 기자’들의 이번 집단 행동에 한국방송 내 다른 기자들도 공감을 표시하면서 추가 행동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노조 관계자는 “선배 기수 기자들 사이에서 ‘가만 있을 수는 없지 않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연쇄적인 집단 행동으로 번질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기자들만 이용하는 공간에 올린 글이라 공식 성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젊은 기자들이 좀더 나은 재난보도를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취지의 글”이라고 해명했다. 토론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