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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대신 특수고용 근로자 고용해 노동착취 피눈물 뽑는 '갑질' 기업 4곳

정규직에게 제공해야 할 혜택을 교묘하게 피해가기 위해 특수고용 근로자로 고용해 노동을 착취하는 기업을 모아봤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특수고용으로 '노동자 권리' 빼앗는 기업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특수고용직 근로자는 형식상으로는 개인사업자에 속하지만 사실상 임금근로자 성격을 지닌 노동자를 말한다.


이들은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 도급, 위탁 계약을 맺기 때문에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위탁근로가 아닌, 사용종속관계만 근로자로 인정되는 시스템 때문이다.


인사이트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하지만 그렇다고 특수근로자의 노동 강도가 정규직보다 낮거나 편한 근무 환경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규직 직원들과 동일 근로를 제공하고도 부당해고를 당하는 등 비자발적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이런 탓에 특수근로자들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교섭조차 하지 못하며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윤은 사유화하고, 책임은 사회화하는 '특수고용'으로 노동자의 피눈물을 뽑아낸 논란의 기업 4곳을 모았다.


1. 농협물류 지입기사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 농협의 국민 갑질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농협물류가 특수고용한 지입 기사(배송기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새벽 상차 시간만 5시간으로 열악한 근무 시간에 더해 좁은 차 안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규직 직원과 정반대의 대우를 당하고 있다며, 가끔은 실수라는 변명으로 운송료를 주지 않는다며 '상납하고 뒷돈을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심지어는 화물연대에 가입한 기사 81명을 해고하는 등, 정당한 노동 환경 개선 요구를 묵살했다는 고발도 이어졌다.


이러한 배송 기사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는 일파만파 퍼지며, 농협의 '특수고용'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번졌다.


농협물류 측은 '전직원 언론대응 금지령'을 내리는 등 직원들의 언론대응 차단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 한국GM 영업직 특수고용 전환


인사이트뉴스1


한국GM은 지난 2012년 판매 구조를 직영점에서 대리점 체제로 전환해 직접 고용했던 영업직원을 특수고용직으로 변경했다.


특수고용으로 전환되면서 한국GM의 노조는 교섭권을 잃음과 동시에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


이어 2017년부터는 판매 영업직원에게 매년 2회에 걸쳐 지급해온 명절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러한 결정이 이어지자 정규직과 비교해 업무 내용이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특수고용직으로 전환해 각종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조 측에서는 "퇴직금은 물론 4대 보험 대상자도 아닌 영업직원이 계속해 온 판매 확대 노력을 무시하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3. 교원구몬 학습지 교사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지난 26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구몬지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교원구몬 교섭거부·부당노동행위 진정 접수 및 엄정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구몬학습의 교섭 회피를 규탄하며 학습지 교사들의 고용 현실을 토로했다.


특히, 20년이 지나도 회사는 '특수고용자는 노동자가 아니므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라고 방관할 뿐이라며 호소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들에 따르면 한 교사가 부당한 일을 겪고 고용노동부에 연락을 했음에도 노조의 연락처를 알려주는 일도 있었다.


아파트 홍보지 부착, 판촉까지도 교사들이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계약 해지를 운운한다는 고발이 이어졌다.


하지만 교원구몬 측에서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단체교섭을 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4.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인사이트뉴스1


지난 2월부터 400명 가량의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은 유니폼 강매, 무임금분류작업과 택배기사 집단부당해고 금지를 필두로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적 있다.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는 정규직, 본사 계약직, 대리점 계약직으로 구분된다. 이중 본사 및 대리점 계약 택배기사는 특수고용직으로 노조 조합원이다.


서울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조합원 중 본사와 계약한 택배기사가 있으므로 노조는 CJ대한통운과 대리점 모두와 교섭할 수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러한 이유로 CJ대한통운의 노조는 지난해 11월 특수고용직 노조 최초로 정식 노조로 인정됐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독립적 사업자 신분인 택배기사가 근로자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노조로 인정받은지 1년이 됐음에도 교섭조차 회피하는 CJ대한통운의 모습에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