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댕댕이 덕분에 술 취해 칼 든 남자로부터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강아지와 야간 산책을 나선 견주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간 남성에게 큰 위험을 당할 뻔했다.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강아지와 기분 좋은 밤 산책길. 한 견주는 평소처럼 한 손에 배변 봉투를 든 채 이어폰을 귀에 꼽고 산책길로 나섰다.
산책 도중 견주는 수상한 남성을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경찰이 급하게 찾고 있는 남성이었다. 그의 손에는 흉기가 들려져 있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책하는 도중 큰일을 당할 뻔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를 구한(?) 건 다름 아닌 함께 산책을 나온 강아지였다.
작성자 A씨는 산책 중 만난 수상한 남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지나갔는데 정말 위험할 뻔했다며 사연을 소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A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강아지와 산책길에 나섰다. 그는 나온 지 얼마 안 돼 어느 빌라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욕을 하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그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음에도 남성의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같이 나온 강아지가 잠이 덜 깬 듯 걸음도 느리고 주변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어 섣불리 지나갈 수 없었다.
A씨는 느낌이 안 좋아 빨리 지나가고 싶었지만 그의 맘도 몰라주고 강아지는 계속 주변에서 냄새를 맡았다.
A씨는 결국 수상한 남성을 지나치지 못하고 그 인근에서 머물러 있어야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문득 이 상황을 알리고 싶어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 동네 술 취한 아저씨가 있다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A씨는 이후 몇분 간 긴장 상태로 남성을 주시하다 강아지가 이동하기 시작해 원래 가던 길로 걸어갔다.
그로부터 약 2분 정도 지난 후 A씨는 경찰 2명이 주변을 수색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 경찰은 차를 세우고 A씨에게 주취자를 본 적 있냐고 물었다. A씨는 수상한 남성이 아까 빌라 앞에 있었다고 답했다.
A씨는 경찰이 그저 술에 취한 사람을 찾는 줄 알았지만 경찰은 A씨에 그 남성이 '칼'을 들고 있지 않았냐고 물어왔다. A씨는 칼은 못 본 것 같다고 대답했고 그 순간 소름이 쫙 돋아 아까 촬영했던 사진을 재차 확인했다.
사진 속 남성은 놀랍게도 흉기를 들고 서 있었다.
A씨는 집에 도착한 후 경찰에 확인 문자를 보냈고, 이후 지구대를 통해 조치를 잘 취했으니 안심해도 괜찮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A씨의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댕댕이가 본능적으로 머뭇거려서 살렸네", "개 없었으면 칼 맞았다", "갓댕이가 사람 목숨 하나 또 구했네", "남자 흥분했을 때 지나갔으면 무슨 일 당했을지 모른다" 등 이라며 강아지가 견주를 구했다고 반응했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애초에 개 산책만 아니면 바깥에 나갈 일도 없지 않았을까", "개가 트롤링한거 아님?" 등 오히려 강아지 때문에 A씨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뻔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충성심 강한 강아지들은 위험으로부터 주인을 보호하기도 한다.
지난 2017년 한 개는 노상 강도에게 위협받는 주인을 구출하기도 했다. 당시 강도가 여자를 위협하며 가까이 붙자 개가 나타나 강도를 물고 늘어져 여성은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