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걷다 3년 사귄 전여친과 마주치고 내가 너무 '초라'해 모른 척했습니다"
최근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5개월 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보게 됐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소개돼 누리꾼들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그녀를 만났습니다. 아니, 스치며 보았지만 못 본 채 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한 후 그 아픔은 한동안 지속된다. 혹여 '나 없이 힘들어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면서도 '내가 없는데도 잘 지내는 걸까' 질투도 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을 그렇게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며 일상을 살아간다. 지하철과 버스는 제시간에 도착했다 떠나고 주어진 일과 공부는 변함이 없다.
5개월 전 소중했던 여자친구와 이별한 A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녀에 대한 생각을 지우지 못한 채 자신과 상관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 A씨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이유는 길을 걷다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기 때문이다.
여느 때처럼 일을 끝내고 퇴근하는 A씨의 발걸음은 지쳐있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업무와 온종일 씨름한 그는 초췌한 모습으로 지하철역까지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그때 잊을 수 없는 얼굴이 옆을 스쳤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5개월 전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라는걸.
A씨는 "제게는 한없이 길고 긴 영겁의 시간 같았던 찰나"라며 그 순간을 표현했다.
그는 당시 '잘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길 잘했다' 스스로 위안하면서도 힐끔힐끔 뒤를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전 여자친구가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았기를 바랐다.
A씨는 "그녀가 저를 떠나던 그때의 내 모습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지금의 내 모습이 창피했습니다"라며 "반갑게 인사 한 마디조차 먼저 건네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날 밤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많은 누리꾼은 그의 이야기에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몸도 굳고 귀도 안 들리고 하는 그 상황 이해 간다", "그냥 지나치기 잘하셨어요", "저는 그래서 일부러 함께 다녔던 곳 피해 다녀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