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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보낸 제 딸이 차가운 주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생후 8개월 된 여아 A양이 분유를 먹고 어린이집에서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아이의 어머니가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

B씨의 페이스북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너무 보고싶다 아가야…"


지난 4일 경남 창녕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8개월 된 여아 A양이 분유를 먹고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금까지는 분유를 먹고 잠을 자던 A양이 축 늘어져 있는 것을 원장이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안타깝게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양이 발견될 당시 코에서 분유가 흘러나온 흔적이 있었고 외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자기 전 먹은 분유가 기도를 막아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 B씨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인사이트A양이 잠들었던 어린이집의 원장실 / B씨의 페이스북


해당 글에 따르면 B씨는 1월 4일 오후 3시 40분 어린이집으로부터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전화를 받아 바로 병원으로 갔다.


B양은 3시 44분경 병원에 도착했는데 당시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심지어 구급대원의 기록표에는 소방차가 어린이집 도착했을 때 이미 A양의 호흡과 맥박, 의식이 없었다고 쓰여있다.


어린이집 원장은 "친 언니와 함께 그 방에서 오후 2시 40분경 A양에게 우유를 먹이고 재웠다. 이후 (혼자) 20분 간 분리수거를 위해 자리를 비우고 돌왔는데(3시 17분) A양의 코에서 분유가 나오고 있었다. 바로 어린이집 급식 담당자를 불러 10분 정도 심폐소생술을 했고 3시 31분경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A양과 원장, 원장의 친 언니가 함께 있던 방은 어린이집 주방 겸 원장실이면서, 선생님들의 탈의실 용도로 쓰여 CCTV가 없었다.


B씨는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원장의 진술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그러면서도 B씨는 "아이가 숨이 막혀 허덕거렸을 텐데 함께 방에 있던 원장 언니라는 사람이 작은 뒤척임도 듣지 못한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며 어린이 보호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생님들은 아이가 당시 숨을 쉬고 있었다고 했으면서 (바로 신고하지 않고) 왜 10분가량이나 심폐소생술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거짓 진술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오늘(7일) 오후 12시경 A양의 화장이 진행됐다.


B씨는 인사이트에 "셋째인 아이라 옷 한 벌, 딸랑이 하나 못 사준 내가 너무 죄인 같다. 너무나 참담하고 비통하다"며 "'작은 아이 더 잘 키워보겠다고 돈 한 푼 벌러 일하러 나간 제 잘못이었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선생님들은 연락 한통 없고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 제발 와서 우리 아이에게 미안했다고 사과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된 것인지 사실이라도 알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