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남북정상회담' 처음부터 총괄한 65세 공무원의 눈물

지난 1980년부터 28년 3개월간 국정원에서 근무한 서훈 국정원장은 이번 정상회담까지 모두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이룩해냈다.

인사이트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앞)과 눈물을 훔치는 서훈 국정원장(뒤) / 뉴스1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한반도에 평화의 싹이 움텄다. 이 싹을 틔우기 위해 언 땅에 세 개의 씨앗을 심었던 숨은 공신이 있다.

 

지난 27일은 한국 현대사에 길이 남을 새 역사가 시작된 날이었다. 11년 만의 침묵을 깨고 남과 북 두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종전'을 골자로 하는 판문점 선언이 이뤄졌고 아득한 미래처럼 느껴졌던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도래하는 순간이었다.


인사이트뉴스1


이를 지켜본 국민들이 벅찬 마음에 눈물을 흘릴 때, 역사의 현장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친 이가 또 있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언이 발표되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뒤에 서 있던 서훈 국정원장은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2018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 중 한명인 서 원장은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입사해 28년 3개월간 근무한 국정원맨이다.


인사이트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앞)과 눈물을 훔치는 서훈 국정원장(뒤) / 뉴스1


지난 2000년, 2007년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도 기획과 협상 실무를 담당했던 그는 11년 만에 성사된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지난달 5일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 첫 대북특별사절단으로 방북했고 '주변국 동의'를 얻기 위해 미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또 방북·방미 결과를 들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썼다.


인사이트정의용 국가안보실장(좌), 서훈 국정원장(우) / 뉴스1


오랜기간 남북관계는 살얼음판 위에 놓여 있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이제 그 얼음을 아예 깨부수고 튼튼한 다리를 구축해 그 위에 서게 됐다.


자신의 일생에서 마지막 남북정상회담이 될 지 모르는 이날 서 원장이 바라본 풍경은 희망과 빛이 가득한 내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순간을 위해 걸어왔던 험난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그의 눈가에 맺혔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