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에게 거수경례 안하고 '꼿꼿이' 악수만 한 합참의장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하는 남북 군 수뇌부의 상반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하는 남북 군 수뇌부의 상반된 모습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 28분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첫 만남부터 파격적인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며 남북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 두 정상을 향한 남북 군 수뇌부의 상반된 인사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우리 측 공식 수행원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우리 군 서열 1위인 정경두 합참의장(57·공사 30기)은 김 위원장에게 거수경례를 하지 않고 악수만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다른 수행원들이 가벼운 목례를 한 것과 비교되는 행동이었다.
굳은 표정으로 끝까지 고개를 꼿꼿하게 유지한 정 합참의장의 모습은 과거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때 화제를 모았던 김장수 당시 국방부 장관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당시 김 전 국방부 장관은 이번 정 합참의장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꼿꼿하게 유지한 채 악수만 해 '꼿꼿 장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와 관련해 한 군 관계자는 "정복을 입은 군인은 실외에선 거수경례로 인사를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남북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아직 풀리지 않은 만큼 군 서열 1위가 각종 도발을 저지른 북한 최고 지도자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북측 군 수뇌부들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우리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리명수 군 총참모장과 국방 정책을 총괄하는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이날 군복 차림으로 정상회담에 참석했고, 문 대통령과의 인사 때 거수경례를 한 뒤 악수를 나눴다.
한편 합참의장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을 제외했을 때 현역 군인 가운데 서열 1위에 해당한다.
정 합참의장은 정상회담 준비 막바지 공식 수행원 명단에 포함됐는데, 이는 북측에서 우리 측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리명수 총참모장이 참석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군 수뇌부가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함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긴장 완화 등의 조치를 끌어내고 이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