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쏜 '폭죽' 때문에 한반도 초미세먼지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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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오늘(26일) 한반도에 최악의 미세먼지가 불어닥쳤다. 


출근길부터 시민들은 안개처럼 뿌옇게 변한 하늘과 매캐한 미세먼지에 시달려야 했다.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항공편도 무더기 결항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미세먼지는 2015년 이후 역대 최고 농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처음으로 중국에서 쏜 폭죽 연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냈다.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중국 춘절(중국의 설) 기간 동안 한반도 대기 성분을 분석한 결과, 불꽃놀이 폭죽과 한반도 초미세먼지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나온 대기오염 물질이 국내에 들어와 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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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밖에 안 된다.


입자가 매우 작기 때문에 코나 기관지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곧바로 몸속에 쌓여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그동안 초미세먼지가 유입될 때마다 그 원인으로 중국이 거론됐다. 하지만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만으로는 중국발임을 입증하기 어려웠다.


국내에서도 산업, 농업 등에서 비슷한 구조의 물질들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정진상 KRISS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이 초미세먼지를 분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KRISS 연구진은 초미세먼지 구성 물질인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바이오매스(화학적 에너지로 사용 가능한 생물체)와 폭죽은 연소될 때 모두 칼륨을 배출한다. 반면 레보글루코산은 바이오매스 연소 때만 배출된다.


연구진은 만약 칼륨 농도만 급격히 증가하고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그대로라면 농작물보다는 대규모 폭죽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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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1월 중국이 춘절을 맞아 대규모 폭죽을 터트리자 한반도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였다.


칼륨 농도는 평소보다 7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레보글루코산 농도는 변화가 없었다.


이를 토대로 정진상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배출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정책 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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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한반도 미세먼지가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연구결과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앞서 2016년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내 미세먼지 성분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만 있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환경부도 NASA와 진행한 공동연구를 통해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 비중이 3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한반도 미세먼지는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중이다.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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