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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달랐다"…영흥도 낚싯배 침몰 사고를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자세

3년 전 세월호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영흥도 침몰 사고'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인사이트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7개월 만에 13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해양 참사가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온 해양 사고는 이번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이 거의 처음이다.


확실히 3년 전과는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발생 52분 만인 오전 7시 1분께 첫 보고를 받고 곧바로 "해경·해군·현장에 도착한 어선이 합심해 구조작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인사이트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상세보고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이후 사고 3시간 만에 국가 위기관리센터를 직접 방문했고 그곳에서 해양경찰청, 행정안전부, 세종상황실 등과 화상통화를 연결해 상세 보고를 받았다.


오후엔 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후속 대응책을 논의했다.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인천해양경찰서장의 공식 브리핑도 이어졌다.


이는 구조 작전과 관련, 국민들이 한 치의 의심이 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언론에 공개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고 발생 1시간 23분 만에 첫 보고를 받고 7시간이 지나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찾아갔다.


'잃어버린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이 뭘 했는지는 미궁에 빠져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구명조끼를 다 입고 있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라고 질문하는 등 사고 현장에 대해 기본적인 파악도 하지 않아 공분을 샀다.


정보도 통제됐다. 박근혜 청와대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보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3년이 지나서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인사이트


해수부는 어땠을까. 영흥도 낚싯배 사고 발생 1시간 31분 뒤인 오전 7시 40분께, 해수부는 위기단계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해경, 해군, 소방, 민간과의 협조도 발 빠르게 이어졌다. 사고 직후 2500t 충북함을 포함한 함정 16척이 급파됐고 소방헬기 2대, 민간구조선 6척이 현장에 투입됐다.


해군 특수부대 해난구조대(SSU), 특수전전단(UDT) 소속 잠수사 20여 명도 수색에 동원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3년 전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통영함'을 출동시켜야 한다는 황기철 전 제독의 강력한 의지를 꺾었던 박근혜 청와대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당시 해경은 현장에 도착해서도 구조에 주저했고, 결국 경비정장 등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저 수장만 바뀌었을 뿐인데 지금의 해수부에서 지난 날의 과오를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이트Facebook '청와대' 


무엇보다 3년 전과 가장 달라진 건 현재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천 낚싯배 사고 이전에도 북핵 도발, 포항지진, 발리 화산 폭발 등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수능을 연기하고 발리에 전세기를 파견하는 등 파격적이고 결단력 있는 '행동'으로 이어갔다.


그동안 일련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부재'로 큰 상실감을 느껴야 했던 국민들은 이번 문재인 정권의 행보가 새삼 놀랍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사고 발생 이틀째인 오늘(2일)도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전 낚싯배 전복 희생자에 애도를 표하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같은 사고를 막지 못한 것과, 또 구조하지 못한 것은 결국은 국가의 책임"이라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남은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해 80명 이상의 잠수 인력과 1300명 이상의 육상 수색대원을 현장에 투입됐으며, 해경 함정 59척과 헬기 15대가 동원됐다.


어쩌면 이번 사고는 그동안 위기관리에 있어 박근혜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했던 문재인 청와대가 그동안 얼마나 재난 관리에 철저히 대비해왔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물론 이번 문재인 정부의 대응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신고가 접수된 후 33분 만에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직접 물에 들어가 인명 구조를 할 수 있는 장비가 없었다.


결국 오전 7시 17분, 오전 7시 36분 각각 평택구조대와 인천구조대가 도착하면서 생존자 3명을 구조할 수 있었다.


낚시어선업에 대한 안전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정부의 대처가 기민하고 적절했다는 평이 나오지만 여기서 안주해선 안 될 것이다.


여전히 2명의 실종자가 있고,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인 만큼 '영흥도 침몰 사고' 역시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하고 보완하는 뼈아픈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수습이 끝나면 늘어나는 낚시 인구의 안전 관리와 관련해 제도 및 시스템에서 개선하거나 보완할 점이 없는지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인사이트(좌) Twitter '대한민국 외교부', (우) 연합뉴스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 화산재 분출로 한국 여행객들이 꼼짝없이 묶이자 문 대통령은 한국 교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전세기 파견을 지시했다.


나라가 보낸 전세기를 타고 무사히 귀국한 교민과 발리 여행객들은 한국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 때에도 수능이 연기 되자 청소년들은 불평불만보다 "이제야 나라가 나라다워졌다"며 정부 결정에 감탄했다. 


'세월호 세대'는 처음으로 '국가의 존재'를 몸소 실감했다.


70% 안팎의 높은 국정 지지율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기조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람이 먼저다"를 외쳤던 그 초심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발리서 돌아온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랑스러웠다고 말한 순간발리 화산 폭발로 공항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과 교민들이 정부의 전세기를 통해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