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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별세한 정재원 회장이 '베지밀'을 개발한 특별한 이유

대한민국 최초의 두유 '베지밀'을 개발한 정재원 회장이 9일 별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베지밀을 만들게 된 사연이 재조명 되고 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대한민국 최초의 두유 '베지밀'을 개발한 정재원 회장이 9일 별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베지밀을 만들게 된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10일 정식품은 '베지밀'을 개발한 정식품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이 9일 별세했다고 밝혔다.


정재원 회장은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아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공부해 19세 나이에 최연소로 의사 검정고시를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의사였던 그가 우리나라 최초의 두유 '베지밀'을 만들게 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1937년 명동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한 정 회장은 한 달에 몇 번씩 아이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실려와 며칠 만에 죽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이름도 모르는 병으로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만을 지켜봐야 했던 그는 무기력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그는 이 병을 반드시 치료해보겠다고 마음먹었으나 20년이 지나고 노련한 중년의 의사가 되어서도 여전히 방도를 찾지 못했다.


1955년 그는 정 소아과를 개원하고 환자를 받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많았다.


결국 5년 뒤, 그는 이 병의 이름을 밝히기 위해 런던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런던에서도 똑같은 환자들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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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정 회장은 이번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병을 연구하던 중 새로 발간된 책에서 '유당불내증'이라는 새로운 병의 이름을 발견했다.


'유당불내증'이란 소장의 유당 분해효소인 '락타아제'의 결핍으로 유당의 분해와 흡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설사, 가스, 복통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당을 제거한 영양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옛날에 고향에서 어머니가 해준 콩국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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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결국 그는 자신의 병원 지하실에 실험실을 꾸리고 연구한 끝에 콩으로 된 유액을 개발해 유당불내증에 걸린 아이들에게 먹였다.


이를 먹은 아이들은 건강을 회복했고, 그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수많은 부모들이 병원으로 찾아와 유액을 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결국 의사였던 그는 57세의 나이에 회사를 창업해 유액을 대량 생산하게 됐는데 이게 바로 우리가 아는 두유 '베지밀'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장사꾼이 되지 말라"고 당부하며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인 것은 맞지만 그보다 소비자에 대한 진심이 우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에게 돈보다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맛보다는 영양을 우선한 기업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노력하자"고 말하며 이를 몸소 실천해 업계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인사이트MBC '다큐프라임'


한편 평소 자신의 장수비결을 '베지밀'이라고 밝혔던 정재원 회장은 올해 10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매일유업이 '적자'에도 18년째 '특수 분유' 만드는 이유선천적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아기들을 위해 매일유업이 18년째 특수 분유를 만들어오고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