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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테러' 현장서 사망한 아기 끌어안고 나오는 소방관

30여 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던 남성은 많은 박수를 받으며 명예롭게 은퇴했다는 소식이다.

인사이트Charles Porter IV / ZUMAPRESS.com


[인사이트] 심정우 기자 = 은퇴한 소방관은 품에 있던 죽은 소녀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투데이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했던 남성 크리스 필즈(Chris Fields)를 소개했다.


필즈는 동료들과 가족들의 박수를 받으며 31년 7개월 16일 만에 오클라호마시티 소방서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그는 위험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지역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삶의 대부분을 보냈다. 많은 사건·사고 가운데서도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는 가장 참혹하고 슬픈 일이었다고 필즈는 회상했다.


인사이트Instagram 'ff4ou'


지난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에 있는 앨프리드 P. 뮬러 연방정부청사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16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680명 이상의 사람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현장에 투입된 필즈는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 노력했다. 그러다 붕괴된 건물 잔해 사이에서 피투성이로 변한 어린 소녀를 발견했다. 그는 서둘러 아이를 품에 안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구조대는 필즈가 데려온 소녀를 살리려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소녀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한 베일리 알몬(Baylee Almon)이었다.


필즈는 "그 소녀를 처음 본 순간 가슴 아파할 가족들이 떠올라 기필코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소녀를 살리려 했지만, 이미 호흡이 없는 사망한 상태였다. 나는 절망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린 소녀가 그런 일을 당하는 것은 참 끔찍한 일"이라며 "당시의 참혹함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기억돼 나를 괴롭혔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Today


테러 사건 이후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를 앓아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아내와 두 아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앞으로 필즈는 "가족들과 함께 남은 생을 보내며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되려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즈가 소녀를 안고 있는 사진은 테러의 아픔을 잘 나타내 1986년 퓰리쳐상 스팟뉴스 사진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