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결혼'하자는 남친, 아이 낳으면 엄마 '성(姓)' 따르자니까 싫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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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비용을 절반씩 나눠 부담하는 '반반 결혼'을 하기로 한 부부가 아이의 성(姓)을 두고 갈등에 휩싸였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반 결혼 시 아이 성 문제'라는 제목으로 여성 A씨의 사연이 게재됐다. 

3살 많은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A씨는 "둘 다 안정적인 직장에 연봉도 비슷하고 일 욕심도 많다. 생각도 비슷한 편이라 데이트 통장을 썼고 불만은 없었다"고 했다. 

부부는 결혼 비용도 반반씩 지불하고, 결혼 후에도 각자 매월 250만원씩 갹출해서 대출이자, 생활비, 저축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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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이의 성을 두고 문제가 생겼다. 

A씨는 다른 건 모두 칼같이 반반 하는 상황이고, 아이 만드는 건 10개월 동안 혼자 다 해야하니 아이에게 엄마의 성을 주는 게 공평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칼같이 이성적이고 반반 챙기던 사람이 아이 성 문제에 있어서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남들 다 하니까 안된다는 입장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는 스스로 가부장제 싫다고 여자도 일해야 한다고 말하고, 전업주부는 잘못된 거라고 말하던 사람이 갑자기 감정적으로 호소하니 내로남불로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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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는 본인이 몇 천만원이라도 더 낼테니 아이는 아빠 성을 따르게 하자고 말하고 있다. 

A씨는 "이 남자가 되게 공평하다고 생각해서, '이 남자라면 괜찮겠다' 싶어서 만났는데 막상 결혼하려고 보니 아이의 주된 양육자는 저라고 생각하고 자기는 돕겠다는 자세다"고 했다.

이어 "가사분담이나 효도 문제도 미적지근 하다"며 "그냥 아이만 낳고 제 호적에 편하게 오리고 남친이 면접교섭권을 원하면 양육비 받으면서 애 보여주고, 아니면 양육비 안 받으면서 제 아이로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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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 중에는 "요즘엔 A씨와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 "임신·출산·육아·명절이 있는 한 반반 결혼 따위는 없다", "낳는 건 엄마인데 성을 쓰려면 엄마 성을 쓰는 게 맞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서로 계산이 오가는 사이는 절대 오래 못 간다", "결혼이 아니라 비즈니스 같다", "그냥 헤어져라. 내 성이 아니면 내 자식이 아닌 게 되냐?" 등의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5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는 여성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20년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혼인신고 시 자녀가 모의 성·본을 따르도록 협의해 신청한 건수는 2018년 254건에서 2019년 379건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