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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처럼 살던 남성이 '노가다' 현장서 한 팀장을 만나고 인생이 바뀌었다

휴대폰 요금도 미납하고, 월세 낼 돈도 없는 청년이 공사 현장에서 한 팀장을 만나 새인생을 살게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폐인처럼 살며, 그저 그런 인생을 살던 한 남성. 그는 어느 날 공장에서 만나게 된 한 팀장을 만난 뒤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람 냄새나는 노가다 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이제 막 팀장을 단 현장 노동자가 과거를 회상한 옛이야기가 적혀있었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이 과거 집에서 게임만 하고, 휴대폰 요금도 미납될 만큼 소득이 없었다. 월세가 밀려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막막한 상황이 됐을 때 경기도 평택에 삼성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쩌다 알게 된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해당 현장에서 일하는 팀장을 만나게 됐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전화가 아닌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했다. 요금 60만원이 밀려 전화를 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팀장은 일면식도 없는 A씨에게 휴대폰 요금을 갚으라며 100만원을 보냈다. 여자친구와 여행을 다녀오라며 30만원도 줬다. 


생계가 어려웠던 A씨는 이 돈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는 모두 갚겠다는 다짐을 한 뒤 약속한 교육일에 맞춰 공장을 갔다.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며 일하던 어느 날, 감정이 소용돌이처럼 몰아치는 경험을 했다. 그는 다른 또래의 남성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게 됐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다른 친구들은 소개팅도 하고, 놀러도 다니더라. 그런데 나는 머리에 든 게 없어 노가다를 하고 있더라"라며 당시 슬펐던 기억을 꺼냈다. 


당시 그는 화장실에서 우연히 본 "다들 힘내요. 다들 열심히 일해서 돈 버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잖아요"라는 글귀를 보고 울컥하는 슬픔을 느꼈다. 


A씨의 눈시울은 일 하기 힘들 만큼 붉어졌고, 이런 모습을 동료들을 통해 팀장이 알게 됐다. 팀장은 그에게 휴식하라며 퇴근을 권했다. 


퇴근한 뒤 혼자만의 시간을 갖은 A씨. 숙소로 돌아온 뒤 깜짝 놀라는 경험을 했다. 팀장과 팀원들이 술상을 차려 놓고 A씨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이 일하면서 든 생각, 우연히 본 글귀를 팀장과 팀원들에게 공유했다.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야기를 들은 팀장은 갑자기 현장 소장에게 전화했다. 그러면서 팀원에게 "A 술 좀 따라줘라"라고 했다. 현장 소장하고 통화한 팀장은 "00팀(A씨가 속한 팀) 전부 이틀 휴무 내겠습니다"고 통보했다. 이후 팀원 21명은 부산으로 단합회를 가게 됐고,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더 위하게 됐다. 


A씨는 "낭만이 넘치는 팀 아니냐?"면서 "팀장님은 제2의 아버지다. 덕분에 새인생을 살게됐다"고 했다.


A씨는 소장과 고성까지 주고 받으면서 팀원들을 위한 플랜을 짜는 팀장에게 감격한 듯했다. 


이야기를 접한 누리꾼들은 '귀인' 수준을 뛰어넘는 팀장이 한 사람, 아니 더 나아가 한 가족의 인생도 바꿨다고 입을 모았다. A씨의 인생이 바뀐 사연 속 요소요소마다 팀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공장 현장에서 보면 돈 빼먹는 사람이 허다하다. 그런 세계에서 이런 팀장을 만난 건 행운이다. 잘해라"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