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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교복' 입은 고등학생을 본 남성이 만원을 건네며 한 말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에서 교복 입은 학생에게 1만원을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사람에게는 누구나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 소중한 사람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 가깝지 않게 지내는 사람과의 일이 오롯이 기억 속에 남는 경우도 많다.


오늘(25일) 교복을 입고 엘리베이터를 탄 한 학생을 본 어떤 남성(A씨)이 바로 이런 쪽에 속했다. 그는 그리 가깝지 않았던 이 덕분에 '잊지 못할 순간'을 경험했었다.


그리고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던 고등학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해주고 싶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교복을 입고 있던 학생에게 대뜸 말을 걸었다. 학생이 어딘가 어색해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말을 이어갔다.


"OO고 다니나 봐요? 나도 그 학교 나왔는데~"


A씨의 이 말에 학생은 "아, 안녕하세요"라고 대답했다. A씨는 곧바로 "OOO 선생님 아직 계시나요?"라고 물었고 현재 교감이라는 답을 들었다.


그다음에는 질문 대신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1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학생에게 주었다.


친구들과 매점에서 맛있는 거 사 먹으라는 말도 덧붙였다.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지으며.


인사이트캡션을 입력해 주세요.


당황해하던 학생은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내렸고, 출입문 쪽에서 다시 한번 인사를 한 뒤 학교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A씨는 "꾸벅 인사를 하고 가는 학생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며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이룬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랬다. 오늘 A씨의 행동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십수 년 전 자신이 한번 경험하고 난 뒤 인생에 큰 도움이 됐던 덕분이다.


사실 그 역시 고등학생 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아저씨에게 이런 경험을 선물받았다.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고 반가워하시며 건네주셨던 용돈 1만원은 갓 고등학교에 입학해 친구들과 어색했던 그에게 큰 전환점을 선물해 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나의  아저씨'


친구들에게 자랑도 할 수 있었고 매점에서 이것저것 음식도 사줄 수 있었다. 옛날 고등학교 매점 물가를 생각하면 그날 그는 '왕'이 됐을 법하다.


A씨는 "시간이 지나도 이 기억은 잊히지 않고 참 오래갔다"라며 "막연하게 어른이 되면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했다. 아침부터 기분이 참 좋다"라며 글을 맺었다.


이 사연은 국내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뒤 각 곳으로 퍼지고 있다.


세대 갈등이 심해지고 동네 어른과 학생들의 단절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지는 요즘, 예전의 따뜻한 감성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교복을 입은 학생에게 말을 걸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은 지금, 하루빨리 갈등과 혐오가 사라지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청춘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