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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일본식 콩글리시'라 외국인 아무도 못 알아듣는 '위드 코로나'

위드 코로나란 표현이 '일본식 발음'으로, 잘못된 영어 표현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 추이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위드(with) 코로나'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일상을 회복한단 의미로, 지금처럼 무조건적으로 방역하기보다는 거리 두기 등 제한을 풀고 중증 환자 위주로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해당 표현은 언론은 및 정부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 '위드 코로나'라는 표현이 영어권에선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인 데다, 일본식 영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과연 이 '위드 코로나'라는 표현은 어디서 나오게 된 걸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초의 위드 코로나 표현은 지난해 4월 7일 일본 니혼게자이 신문에서 나타났다.


인사이트일본 니혼게자이 보도 / Nikkei


당시에는 단순히 팬데믹이 장기화할 거란 의미로 쓰였다. 다만 차츰 '불가피한 공존', '새로운 시대'라는 뜻으로 확장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후 한두 달 정도 시간이 지난 후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의미로 굳어지게 됐다.


난닝구(러닝셔츠), 사라다(샐러드) 등 영어권에서 통용되는 표현과 달리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어를 뜻하는 '일본식 영어'라고 한다면, 사실상 '위드 코로나' 또한 일본식 영어인 셈이다.


특히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위드 코로나'가 영어권에서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이날 우리나라의 한글날을 계기로 '콩글리시'가 만연한 언어문화 실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을 소개했다.


또 영어 단어를 축약하고 합쳐서 만든 조어뿐만 아니라, 영어권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한국식 발음도 콩글리시의 일종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앞서 지난 9일 김부겸 총리는 한글날 기념식 축사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줄이는 등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글은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전염병을 이겨내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온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참 소통의 토대가 됐다"고 언급했다.


더타임스는 김 총리의 발언에 관심을 갖고 조명하면서 "한국인이 강대국 지배를 받으면서 자신의 말을 순화해야 한단 민족주의 성향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정부가 많이 쓰고 있는 '위드 코로나', '언택트' 등도 콩글리시"라고 규정했다.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가 사실 영어권에선 쓰이지 않는 콩글리시라는 것이다.


신문은 코로나와 함께 살기(living with coronavirus)로 표현되는 어구를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표현하는 게 어색하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지난해 8월 국립국어원이 '위드코로나'라는 표현 대신 '코로나 일상'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중들이 해당 표현을 대대적으로 수용한 지 오래 지나 순화시키기 힘들어진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9월 '위드 코로나'란 용어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없앤다는 의미로도 쓰이는 만큼 방역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