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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입양한 유기견 암 걸려 치료비 2천만원 든다는 말에 '안락사' 고민하는 여성

5년간 키운 강아지가 암에 걸려 안락사를 고민 중이라는 A씨의 사연을 소개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저는 5년 전에 입양한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외로웠던 제게 녀석은 따뜻하게 다가와 주었고 어느새 가족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습니다. 강아지가 뼈암을 앓고 있어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죠.


수술비는 2천 만원. 저한테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큰돈입니다. 너무 막막해 안락사를 고민 중인데 제가 나쁜 사람인 걸까요?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9일 인사이트는 여성 A(28) 씨에게 강아지의 암 치료비로 고민 중이라는 안타까운 사연을 제보받았다. 해당 내용은 사연을 재구성한 것.


A씨는 강아지를 살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자신의 형편이 좋지 않아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상태로 방치하면 결국 고통 속에 녀석이 눈을 감을 것 같아 차라리 안락사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아지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술비가 너무 비싸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자체가 고통이라며 말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A씨의 사연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동물 보험 제도나 의료비 표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9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에서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591만 가구에 육박했다.


하지만 반려동물 진료 항목은 여전히 표준화돼 있지 않고 진료비 기준 산정을 위한 데이터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중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1%에 불과한 실정이다.


치료비가 병원마다 천차만별로 다르고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치료를 포기하고 안락사하거나 내다 버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평생 강아지 양육비에는 약 2천만 원 이상이 든다.


강아지가 병에 걸려 진료를 받게 되면 MRI 등 정밀검진에는 평균적으로 100만 원 정도가 들고 항암, 방사선치료 비용은 3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든다. 수술 비용은 최소 수천만 원에 이른다. 


A씨가 겪고 있는 문제는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고, 현실적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보편적인 문제인 셈이다. 


실제로 이에 대해서 전문가 및 동물 단체들의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반려동물 등록제를 재점검해 실효성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보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과잉진료나 바가지 치료비를 막기 위해서는 진료 항목별로 진료비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표준수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