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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간호사 인스타 몰려가 사진마다 악플달고 괴롭히는 신종 '태움' 등장

"만약 댓글을 지우거나 답글을 달지 않으면 출근해 등짝도 맞고 머리도 맞고 욕도 먹는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6개월 전쯤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 입사한 간호사 언니입니다.


간호사끼리의 태움이 심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동생은 3개월 수습 기간이 끝나자마자 10명이 넘는 윗 직속 간호사들한테 선물을 돌렸습니다.


또 직속 선배 간호사들 생일 때 손편지에 선물을 꼬박꼬박 챙기는 등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여기까진 그럭저럭 이해해 보려고 했습니다. 문제는 SNS에까지 찾아와 '꼽'을 준다는 것입니다.


키160에 몸무게 55킬로그램인 동생의 인스타그램에 선배 간호사가 자꾸 악플을 답니다.


선배 간호사는 동생이 먹는 사진을 올리면 "이거 먹을 때냐", "또 뭘 먹냐", "그러니까 살이 찌지"라며 자꾸 모욕을 줍니다.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래서 동생이 어느 순간부터 사진을 올리지 않고 있는데 굳이 옛날 사진까지 찾아가 꼽을 주더라고요. 


만약 댓글을 지우거나 답글을 달지 않으면 출근해 등짝도 맞고 머리도 맞고 욕도 먹는답니다.


부모님하고 제가 너무 화가 나서 당장 일을 그만두고 작은 병원에서 일하라고 했더니 지역이 좁아 업계에 소문나면 다른 곳도 취업이 어려워 절대 못그만두겠다고 합니다.


계속 힘들어하고 우는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A씨의 글을 각색한 것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영혼수선공'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동생은 자신이 몇 년간 공들여온 시간이 있기에 이대로 직장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특히 선배 간호사들이 먼저 그만둔 신입 동기를 아직까지 욕하고, 대학 간호사 모임에서 공개적으로 실명을 공개해 조리돌림 하는 등 악행을 일삼았기에 더더욱 그럴 수 없었다.


언니 A씨는 마음 같아선 동생이 일하는 곳 간호사들의 머리끄덩이라도 잡고 경찰서에 끌고 가고 싶다며 너무 속상하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은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올라온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굿닥터'


진화된 태움법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악질이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 "신상 공개해야 한다"라며 분노했다.


이들은 "그만두지 않더라도 SNS에 달린 댓글을 캡처 하고 녹음 해야 한다"라며 증거를 남기라고 조언했다.


한 누리꾼은 "6개월이면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하기에 딱 좋다"라며 "애매하게 1년 정도 되면 더 아쉬워져서 어렵다. 세상은 넓고 전문직 간호사가 갈 곳은 천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간호사들 사이에서 오랜 기간 뿌리내린 악습 '태움'은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한 의료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극심한 직장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사 727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명 중 1명꼴(40.9%)로 태움에 시달렸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대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개월이 지난 현재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