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코로나19 옮긴다"는 말 믿고 키우던 반려견 '독살' 시도하는 사람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imgur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레바논에서 개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개를 독살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중동 언론들은 "지난달 28일 레바논 MTV가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의 매개체이며,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레바논 방송 이후 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한 일부 레바논 국민들이 키우던 개를 버리는 일이 연달아 벌어졌다.

심지어 독극물이나 쥐약을 바른 먹이로 개나 고양이를 유인해 죽이려는 시도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outiao

중동 언론들은 "레바논의 동물 활동가들이 독극물을 먹은 개 여러 마리를 신속히 동물병원으로 옮겨 살렸다"며 개가 코로나19 매개체라는 사실은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레바논 누리꾼과 동물 보호 활동가들 역시 SNS를 통해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개의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하며 가짜 뉴스 때문에 죄 없는 개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분노를 표했다.

레바논 동물 보호 활동가 조 말루프는 "WHO의 권고를 무시하는 무지한 일부 사람이 개를 죽이려고 거리에 독을 바른 고기를 놓았다. 그들은 범죄자다"고 비난을 쏟아부었다.

이어 "개를 키우는 집의 정원이나 테라스에서도 독극물을 바른 고깃덩어리를 발견했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CMP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이 코로나19를 옮기는 것에 대한 확실한 연구 결과는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또한 "현재로선 개, 고양이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킨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홍콩이나 벨기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개와 고양이가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확정 짓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한편 레바논 MTV는 수많은 이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온라인 등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