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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싫다고 소리쳐도 누나가 앵무새를 키웠던 이유를 알고 눈물이 났습니다"

말 못 하는 누나는 동생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앵무새'를 키웠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나는 앵무새 너무 싫어! 저 애 좀 갖다 버리면 안 돼?!"


누나가 키우던 앵무새가 조잘조잘 떠드는 통에 잠을 수시로 깨던 동생은 누나에게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누나는 말을 하지 못하는 '언어장애인'이었고, 동생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그저 손짓(수화)으로만 얘기할 뿐이었다.


"미안해, 조용히 시킬게"


앵무새를 너무도 아끼는 누나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며칠 뒤 동생은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동생은 누나의 마음을 깨달았다. 그 누구보다 따뜻한 누나의 마음을.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한 남매의 이야기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동생을 사랑하는 누나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해당 사연 속 남매는 일찍부터 지병이 있으셨던 어머니를 여의고 단둘이 살아왔다. 아버지는 그 전부터 계시지 않았다.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며 학교를 나오고 야간 대학까지 나온 남동생은 말 못 하는 누나를 데리고 서울로 상경했다. 직장에서 일찍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동생은 누나가 동네 아이들과 함께 앵무새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동생은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그대로 집에 돌아왔다. 집에서도 앵무새는 당연히 관심 밖이었다.


인사이트동생을 안아주는 선미 / YouTube 'by Happiness'


그러나 모처럼 쉬는 날, 앵무새는 정신 나간 듯 그렁댔다. 잠을 잘 수조차 없었다. 앵무새를 조용히 시켜야 했지만, 동생은 만만한 누나에게 소리쳤다.


"앵무새 너무 싫어! 저 애 좀 갖다 버리면 안 돼?!"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앵무새는 집에 그대로 있었다. 녀석은 말이 조금 더 많아졌다. 동생은 그냥 갈등을 겪고 싶지 않아 앵무새를 신경 끄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의 귓가에 말소리가 들렸다. 말 못 하는 누나와 단둘이 사는데, '말소리'가 들리자 동생은 이내 잠에서 깼다. 정신이 든 동생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앵무새 녀석은 분명 "생일 추카...생일 추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때 누나는 동생에게 카드 한 장을 전했다.


"생일 축하해. 내 목소리로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는데..."


동생은 왈칵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자신에게 생일 축하 한마디조차 하지 못하는 누나가 앵무새에게 그 말을 연습시켜 '생애 처음'으로 동생에게 축하한다고 '말'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그래서 누나는 자신에게 핀잔을 듣고, 차가운 눈빛을 받으면서도 앵무새를 쫓아내지 않고 동네 아이들에게 연습을 부탁한 것이다.


누나의 사랑을 깨달은 동생은 그저 눈물을 쏟을 뿐이었다. 그저 누나의 또 다른 사랑이 담긴 미역국을 먹으며 고개 숙일 수밖에 없었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이 사연은 과거 KBS에서 방송했던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소개됐던 사연이다.


인사이트KBS1 'TV 동화 행복한 세상 - 누나와 앵무새'


부모의 유산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서로의 등에 칼을 꽂는 남매의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 세상. '남혐'과 '여혐'이 각 가정으로 파고들어 남매의 우애가 예전 같지 않은 게 요즘 현실이다.


서로 의지하고, 서로를 아끼는 남매의 사이가 무언지 알려주는 이 사연은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에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