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대학병원 간호사 5천명, 첫 월급 겨우 31만 2천원 받았다"

서울대병원에서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한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5천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Facebook '소셜스토리-JTBC'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서울대학병원 간호사의 첫 월급이 31만이라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실제 해당 병원에서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한 간호사가 5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서는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문화부장이자 현직 간호사인 최원영씨가 출연해 열악한 대학병원 간호사의 노동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1년 2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3월 서울대병원에서 입사했다는 최씨는 6년 전 첫 월급으로 31만 2천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금액에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내의를 사다 드리기는 커녕 오히려 생활비가 모자라 손을 벌려야 했다.


당시 연차가 있던 선배는 최씨에게 "첫 달은 네가 일을 제대로 못 하니까 교육비 정도로 해서 30만원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2011년도 시급 4320원,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최씨는 최소 86만 4천원을 받아야 했지만 정작 손에 쥔 금액은 그에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심지어 3교대 야간 근무에 주휴수당까지 계산하면 훨씬 많은 금액을 받았어야 했다. 


시급 1500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최씨를 비롯한 신입 간호사들은 사실상 노동착취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수습 기간 등을 이유로 상여금도 적게 받은 최씨는 5개월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월급을 받기 시작했다.


인사이트서울대학교 응급실 앞에서 열린 간호사 초임착취 관련 기자회견 /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에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한 간호사는 확인된 것만 5천여명이다.


1995년에 입사한 간호사 역시 교육비 명목으로 첫 달에 약 16만원을 받았다.


최씨는 "사실 간호학과는 다른 직장에 취직해 어떤 식으로 월급 받는지, 근로기준법이 어떤지 들을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터무니없는 월급을 받고도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못한 배경이기도 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렇다면 논란 이후 병원 측은 간호사에게 미지급분을 전액 지급했을까. 결과적으론 아니다.


최씨는 "간호사 300명이 넘게 소송인단을 꾸려 내용증명을 보내자 병원 측은 마지못해 최저임금만 딱 맞춰서 줬다"며 "그것도 다 주지 않고 임금에 대한 채권시효가 살아있는 사람(3년)만 줬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입사 6년 차인 최씨는 미지급분을 받지 못했다. 또한 3년 미만 간호사들에게 미지급분을 줄 때도 그 어떤 설명이나 사과문 전혀 없이 통장에 돈만 넣었다고 최씨는 밝혔다.


최씨는 "다른 직종들은 첫 달부터 제 월급을 받는다"며 간호사는 업무 특성상 교육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빌미로 임금을 적게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MBN '뉴스8' 


수습 간호사에게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은 비단 서울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30일 MBN보도에 따르면 고려대병원, 건국대 병원 등 주요 사립대병원과 민간 병원, 국공립병원에서도 최저 임금보다 적은 월급을 주거나 심지어 '무급'인 경우도 있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처우 개선을 위해)정부 차원에서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간호사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임금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가씨 일로 와봐"…간호사들이 매일 환자에게 듣는 말 (영상)대학병원 간호사들은 살인적인 업무 강도보다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더욱 힘들고 지치게 만든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