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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53명 시골학교서 서울대 수시 합격 ‘경사’

학생 수가 급감해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렸던 강원도 시골 고등학교에서 서울대 합격생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via KBS 

 

학생 수가 급감해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렸던 강원도 시골 고등학교에서 서울대 합격생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원 영월군 마차고 3학년 박혜현(18) 양.

 

박 양은 2015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기회균형 선발 특별전형에서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다. 

 

마차고는 올해 현재 전교생 53명에 3학년은 14명뿐인 소규모 학교다.

 

1958년 광산지역인 북면에 개교해 한때는 지역 대표 교육기관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폐광으로 학생 수가 급감했다. 

 

2010년에 전교생이 20명으로 줄었고, 조리고등학교로 전환을 검토할 만큼 폐교를 걱정해야 했다. 

 

상황은 장웅익 교장과 각 학년 교사들이 지난해부터 군청의 도움으로 방과후학교와 야간 자율학습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반전됐다.

 

2014학년도 입시에서 수시에 지원한 13명 전원이 경북대, 숭실대 등에 합격한 데 이어 이번에 박 양이 서울대에 합격하면서 그야말로 경사가 났다.

 

영월읍내에서 10여㎞ 정도 떨어진 마차리에서 사는 박 양은 학원이나 개인 과외를 받을 여건이 안됐다.  

 

대신에 오후 5시 20분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면 늘 오후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친구들과 자율학습을 했다. 

 

교과서와 EBS 수능 문제집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문제 풀이 강의를 반복해서 보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생기면 선생님에게 바로 쫓아갔다.

 

오후 8시 반이면 버스가 끊기는 탓에 자율 학습이 끝나는 깜깜한 밤이면 퇴근하는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박 양을 집에까지 데려다 줬다.

 

박 양은 "학교가 작다 보니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선생님께 달려가서 여쭤볼 수가 있어 좋았다"면서 "반 친구들과 같이 도우면서 공부해온 게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사회복지학과에 지원한 박 양은 아동복지와 초등교육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해볼 생각이다. 

 

고1 때 친구들과 함께 '운동화'라는 봉사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봉사에 관심이 많아 노인요양원 방문, 장애아동 돌봄 봉사 등을 꾸준히 해왔다.

 

박 양은 7일 "희망을 주는 선생님들을 만나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면서 "작은 지역을 벗어나 큰 곳에서 공부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지치지 않고 생활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양 담임인 권혁장(50) 교사는 "등교 시간 20분 전에 먼저 와서 수업을 준비하고, 자율학습을 한 번도 빼먹지 않은 성실함이 사교육보다 더 큰 성과를 낸 것 같다"면서 "사랑과 나눔에 관심이 많은 혜현이가 자신에게 꼭 맞는 진로를 밟을 수 있게 돼 더 장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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