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다 헤진 '폐방화복'으로 가방 만들어 '암 투병' 소방관들 돕는 대학생들

인사이트사진제공 = 119REO


[인사이트] 김민주 기자 = 우리가 위험에 처하면 가장 먼저 달려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존재가 바로 '소방관'이다.


소방관들은 어떠한 상황에도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스스로 위험 속으로 뛰어든다.


매 순간 수많은 사람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는 '현실 영웅'. 소방관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다.


하지만 정작 소방관 자신들은 위험한 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수년간 소방업무를 수행하다 심각한 질병을 얻어 사망하는 소방관들의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경우 소방관들은 공무상 상해 승인을 신청해 치료비를 비롯한 다양한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방관이 직접 질병과 업무의 연관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무상 상해 승인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평생을 희생했지만 막상 도움이 필요할 때 철저히 외면받는 소방관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민 대학생들이 있다.


'공상불승인' 소방관들을 지켜주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6명의 대학생 단체 '119REO'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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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이 겪는 어려움 속으로 직접 뛰어들다


'119REO'는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던 대학생 이승우 씨가 소방관들의 장비 부족 문제에 주목하면서부터다.


2년 전, 한창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소방관 장비 부족 문제를 접한 이승우 씨는 직접 소방서를 찾아다니며 현실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그러던 중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과 만나게 되면서 처음으로 소방관의 공상불승인 문제를 접하게 됐다.


당시 수많은 언론에서 소방 장비 관련 문제를 언급했지만, 정작 공상불승인 문제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소방관들이 겪는 진짜 어려움을 알게 된 이승우 씨는 공상불승인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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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폐방화복'을 재활용해 소방관들을 기억할 수 있는 가방을 만들다


이승우 씨는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과 함께 '119REO'를 결성하게 된다.


'Rescue each other'을 뜻하는 119REO는 소방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폐방화복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용한 지 2년이 지난 폐방화복을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을 통해 전달받아 세탁과 분해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직접 디자인을 한 가방과 키링 등을 제작한 뒤 펀딩 사이트에서 판매해 기부금을 모은다.


지금까지 제작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모두 어려운 소방관들을 위해 기부해왔다.


현재는 수익금의 50%를 운영비로 사용하고, 50%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19REO'는 50% 운영비를 활용해 소방관들을 알리기 위한 문화 사업까지 펼친다.


소방관 전시회 등을 통해 소방관과 시민들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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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도움이 안 된다고 좌절했던 순간, 한 통의 전화를 받다


'119REO'는 힘겹게 모은 기부금을 3명의 암 투병 소방관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의 간절한 노력에도 2명의 소방관들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돌아가신 소방관들의 소식을 접한 이승우 씨는 자신들이 그분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다.


이제는 활동을 접어야겠다고까지 생각한 이승우 씨.


그때, 故 김범석 소방관의 아버지께서 이승우 씨와 119REO팀에게 힘을 주셨다.


故 김범석 소방관의 아버지께서는 "너희들이 없었으면 공상불승인 문제가 이슈화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그의 격려에 힘을 얻은 119REO팀은 다시 한번 힘찬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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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이 대우를 받는 그 날까지 119REO의 활동은 계속된다


5명의 건국대학교 학생들과 1명의 한예종 학생으로 이루어져 활동하고 있는 119REO팀.


이들은 현재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신 장호건 소방관님을 위해 여전히 펀딩을 진행 중이다.


이승우 씨는 "앞으로도 크게 세상이 변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소방관들이 현재보다 좀 더 많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고 웃으며 포부를 밝혔다.


도움을 받은 소방관들에게 도움을 전달하기 위해 앞장서는 대학생들의 노력에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119R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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