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피해자가 딸 삼아준 '호통판사' 천종호에게 쓴 편지

(좌) Facebook 'cjhwoorischool', (우)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피해자 A양이 '호통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에게 쓴 편지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지난 2일 천종호 판사는 법정에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피해자 A양을 다시 만났다.

폭행 사건이 있기 전 A양이 저지른 작은 비행에 대한 판결을 위해 열린 재판이었다.

당시 A양이 폭행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짧게 자른 머리카락으로 법정에 왔고, 펑펑 우는 모습을 본 천 판사는 A양이 무척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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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판사는 A양을 보호하기 위해 딸 삼기로 결심하고 "누가 또 괴롭히거든 이 사진 보여줘라"며 함께 사진도 찍었다.

또한 "힘들면 판사님에게 연락해"라며 연락처도 알려줘 따뜻한 감동을 안겼다.

천 판사의 제안에 감동한 A양은 3일 뒤 "사랑합니다 천종호 아버지"라며 장문의 편지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천 판사는 "편지를 다 읽고 이 땅의 아이들이 가여워서 눈물을 흘렸다"며 A양이 쓴 편지를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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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은 "저에게 '딸 해라'고 하셨을 때 정말 기뻤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며 "세상에서 제일 감사한 분입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판사님의 작은 한마디가 저에게 정말 큰 행복이었습니다"며 "아버지라 생각해 더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이었던 판결에 대해 A양은 "재판장에서 '누가 제일 밉냐'고 물어보셨을 때 솔직히 저는 저 자신이라고 말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뒤에서 엄마가 저를 보는데 제가 저런 말을 하면 슬퍼하실까봐 말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떤 가해자보다 내가 제일 밉다"며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크고 작은 비행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반성하며 또 다른 피해자들의 용서를 빌었다. 

(좌) SBS '학교의 눈물', (우) 온라인 커뮤니티

A양은 자신의 꿈인 '가수'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어릴때 부터 변함없이 꿈이 가수였다"며 "노래를 좋아할뿐만 아니라 노래로 감정을 표현한다는게 멋있고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게 정말 멋있어 보인다"고 꿈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가수가 되면 엄마에게 신경을 못쓰는 날이 많을거고 바빠지기 때문에 마음 속에 묻으려 한다"며 그동안 어머니에게 많은 아픔만 준 것 같아 효도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A양은 "꿈을 이룬다는 것은 자신이 그 일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고 몸에서 피가 끊는 그런 것이라고 교육에서 배웠다"며 "저에게 있어서 그런 일은 저로 인해 엄마가 행복한 것, 힘들지 않는 것, 울지 않는 것 딱 이거 하나인 것 같다"고 말해 감동을 안긴다.

연합뉴스

A양은 천 판사에게 거듭 "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신 판사님께 정말 감사하다"며 "빨리 머리 기르고 이쁜 얼굴로 다시 사진 찍고 싶다. 자주 편지도 쓰고 연락도 드리겠다"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천 판사의 따뜻한 제안과 A양의 진심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한편 천종호 판사는 비행 청소년들이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호통'을 선택해 아이들의 눈물을 쏙 뺄 만큼 단호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과 깨우침을 줘 '비행청소년의 대부'라 불리고 있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피해자 보호해주기 위해 딸 삼은 '호통판사' 천종호'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피해자에게 한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부산 여중생 폭행' 피해자, 눈물 흘리며 가해자 1명 용서해줬다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가해자들 중 한명이 피해자와 화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