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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당한 동물만 골라 가죽 벗긴 후 모피 제품 만드는 의류 업체

모피 산업의 잔인함을 지적하며 그 대안으로 '로드킬' 당한 동물만 이용하는 한 업체가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인사이트Petite Mort Furs


[인사이트] 김보영 기자 = '로드킬 모피'가 진정한 동물 복지인가 아니면 모피 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제스쳐일 뿐인가에 대한 논쟁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영국 BBC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신생 패션 기업 '쁘띠드 모르 퍼'(Petite Mort Furs)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논쟁에 대해 보도했다.


패션 디자이너 파멜라 파퀸(Pamela Paquin)이 지난 2013년 창설한 이 모피 회사는 로드킬 당한 동물만 모피의 재료로 사용하며 다른 기업과 다른 슬로건을 내걸었다.


일명 '윤리적인' 모피다. 파멜라가 자신의 기업을 '윤리적'이라 칭하는 이유는 모피 산업의 잔혹성과 연관이 있다.


인사이트Petite Mort Furs


모피를 만들기 위해 여러 기업이 선택하는 방법은 '산 채로' 동물의 껍질을 벗기는 것이다.


앙고라 토끼의 털을 손으로 뜯어내거나 너구리, 여우 등에게 전기 충격을 줘 무력화시킨 후 산 채로 껍질을 벗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방식으로 매년 5,000만 마리의 동물이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파멜라는 이렇게 잔인한 모피 산업에 반대하기 때문에 '로드킬' 당한 동물만을 모피의 재료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 시작 후 그는 도로에서 죽은 3억 6,500만 마리의 사슴, 너구리, 여우, 코요테 등 야생동물의 털로 다양한 모피 제품을 만들어왔다.


인사이트Petite Mort Furs


파멜라는 기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거리낌 없이 입을 수 있는 모피를 만들고 싶었다"며 "동물 보호가들은 '모피 완전 금지'를 시키는 데 실패했다.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필두로 '로드킬 모피'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가면서 격렬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파멜라의 슬로건에 동의하며 새로운 대안으로 인정했다. 모피를 막을 수 없다면 좀 더 '윤리적인' 방식으로 만들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물 보호가와 전문가들은 파멜라의 사업이 결국 패션 업계 '모피' 산업에 단순히 편승했거나, 모피 시장과 수요에 이바지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모피 산업을 반대하면서 '윤리적'인 모피를 만드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로드킬이건 아니건 동물을 이용한 모피는 근절돼야 한다. 파멜라의 기업은 모피의 수요만 더 늘리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모피' 얻으려는 사람들이 일부러 살찌워 눈도 못 뜨는 여우들여우들은 더 큰 모피를 얻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과잉 사육'돼 좁은 우리에 갇혀 있었다.


'모피 코트' 때문에 산 채로 머리 내려쳐지고 가죽 벗겨지는 라쿤들 (영상)산 채로 머리를 구타당하고 가죽이 벗겨지는 '모피시장'의 잔혹한 진실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보영 기자 b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