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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나영이가 그린 그림…"조두순 60년형"

겨우 8살에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자 나영이는 조두순이 감옥에서 60년을 살길 바라고 있었다.

인사이트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성폭행 피해자 나영이가 바랐던 조두순의 형은 '60년'이었다. 그러나 조두순은 3년 뒤 감옥을 나온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출소를 앞두고 있는 성폭행범 조두순의 실체에 대해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는 피해자 나영이의 아버지가 출연해 그동안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상황을 증언했다.


아버지에 따르면 9년 전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영이는 성폭행 사건 이후 그림 하나를 그렸다.


인사이트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벌레가 득실득실한 감옥 안에서 조두순이 갇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조두순 머리 위에는 그를 내리치는 판사봉도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감옥 밑에 적힌 '60년형'이라는 글씨다.


나영이 아버지는 "창살 안에 갇힌 사람 밑에 나영이가 '60년형'이라고 써놨다"고 말했다. 고작 8살인 나영이에게 '60'은 엄청나게 큰 숫자였을 터다.


조두순의 60년형을 바랐던 나영이는 어쩌면 평생 감옥에서 조두순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인사이트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나영이 아버지는 법정에서 나영이가 증인으로 참석했을 당시 울음을 터트렸던 일화도 털어놨다.


딸을 그 자리에 세운다는 게 고통스러웠지만 조두순을 단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딸에게 "네가 안 나가면 저 사람 풀려날 수 있다"고 설득했고, 그러자 나영이는 한숨을 푹 쉬며 "할 수 없네. 나가야지"라고 말했다.


힘든 결정을 하고 법정에 들어섰지만 어린 나영이가 감당하기엔 재판장의 분위기는 너무나 무겁고 삼엄했다.


인사이트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나영이 아버지에 따르면 당시 조두순의 변호사가 나영이를 신문하며 '안경'을 문제 삼았다.


나영이는 범행 당시 조두순이 안경을 쓰지 않았고 머리가 검은색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조두순은 이날 흰머리에 안경을 쓴 채 등장했다.


아버지는 "조두순 변호사가 '왜 (안경을) 썼는데 너는 안 썼다고 그러냐'며 뒤집어서 이야기하고, 돌려서 이야기하고 그러니까 아이가 혼돈이 왔다"고 말했다.


결국 나영이가 마지막에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변호사는 "변론 마칩니다"라고 말하며 돌아섰다. 나영이 아버지는 "거기서 아이가 눈물을 터트렸다"고 전했다.


CCTV 확인 결과 사건 당일 조두순은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쓰지 않은 상태였다. 


인사이트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재판 내내 조두순은 '성폭행한 사실이 없다. 황당하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는 사이 나영이는 4차례나 똑같은 진술을 반복하며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려야 했다.


배변 주머니를 차고 있어 앉기조차 힘들었지만 그림에 그린 것처럼 조두순을 벌주고 싶었던 나영이는 끝까지 법정 진술을 했다.


그러나 나영이의 바람과 달리 조두순은 12년 형을 선고받았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한편 조두순은 2008년 겨울 경기도 안산에서 등교 중이던 나영이를 인근 교회 화장실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검찰은 조두순이 전과 18범인 점, 범행 죄질이 흉악하고 상대가 초등학생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두순이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이유로 12년형을 선고했고, 3년 뒤인 2020년 12월 그는 세상 밖으로 나온다.


조두순 "정말 억울하다. 난 여자에게 매너 좋은 남자" (영상)자신을 여자에게 매너가 좋은 사람이라고 설명한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자필 탄원서가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