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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때문에 대피소에 못들어가는 포항 지진 피해 주민들

만일 지진·홍수 등 자연재해를 맞이했을 때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을까.

인사이트(좌) 구호물품 나누는 포항 지진 이재민들, (우) 2011년 일본 지진 당시 대피소로 피신한 여성과 반려묘 /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만일 지진·홍수 등 자연재해를 맞이했을 때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을까?"


지난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포항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담벼락이 무너지거나 많은 아파트와 주택이 금이 가거나 붕괴 위기에 놓였다.


이에 1천여 명이 넘는 포항지역 주민들이 즉시 집을 떠나 대피소 등에서 지내고 있다.


인사이트이재민들로 붐비는 흥해실내체육관 / 연합뉴스 


대피소를 찾은 대부분의 주민은 살았다는 안도감을 느꼈지만 일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바로 대피할 때 함께 데려온 반려견 때문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한 가족처럼 생각하는 반려견을 붕괴 위험이 있는 집에 두고 올 수 없어 데려온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직원들의 제지를 맞닥뜨려야 했다.


일부 대피소 직원들은 사람들이 있는 대피소에 반려견을 들일 수 없다고 막아섰다.


이에 반려견을 데리고 온 주민들을 다른 대피소를 찾거나 밖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인사이트구마모토 지진 당시 대피소로 피한 일본 이재민들 / 연합뉴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의 대피소 풍경은 어떨까.


지난해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구마모토도 반려동물의 대피소 생활 문제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4월 두 차례 이어진 강진으로 대피소 생활이 길어진 일본 구마모토 주민들은 반려동물과 대피소에서 생활했고 일부 주민들이 반려동물의 배설물과 위생, 소음 문제로 불만을 드러냈다.


여기에 20여 명이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고 한 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NHK 보도가 나오면서 갈등은 극대화됐다.


인사이트japanplatform.org/


또 마실 물과 먹을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대피소에 함께 데리고 오는 것이 맞냐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그러나 일본 방재당국 한 관계자는 "대피소는 반려동물 허용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주인도 애완동물 물품을 미리 준비 등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반려동물도 사람과 함께 대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10년 전 반려동물을 버리고 인간만 대피하라는 재난지침을 파기하고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대피하도록 관련 법률을 제정했다.


인사이트Twitter 'Laila Lalami'


이에 지난 가을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었을 당시에도 반려동물을 안거나 업고 함께 대피하는 모습이 퍼졌다.


일부 대피소는 대피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검찰은 반려동물을 보호소에 버리거나 마당에 묶어두고 떠난 사람들을 동물학대 죄로 기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선 만큼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viral4real


"도떼기 시장인가요?"…대피소서 돗자리와 담요 하나로 추위 버티는 포항 시민들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 피신한 이재민들이 단체생활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