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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죽인 일본군 가족에게 찾아가 '사과'한 미군 할아버지

전쟁 중 일본군을 살해한 미군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73년이 지나서야 진심을 전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Imgur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미안해요. 정말 미안합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꼭 사과하고 싶었어요"


전쟁 중 일본군을 살해한 미군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73년이 지나서야 진심을 전할 수 있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이미지 공유 사이트 이머저에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행사에 등장한 한 퇴역 군인 할아버지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에는 한 미국 할아버지와 마주한 일본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할머니는 일장기를 보며 누군가 떠올랐는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인사이트Japantoday


이를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어깨에 손을 올리며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죄책감과 슬픔, 미안함 등 복잡한 심정에 얼굴이 붉어졌다.


설명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지난 15일 일본 기후 현 히가시시라카와(Higashishirakawa) 지역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행사장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에 등장하는 할아버지 마빈 스트롬보(Marvin Strombo)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군 소속 군인이었다.


그는 작전 중 일본군 사다오 야스에(Sadao Yasue)를 무참히 살해한 후 품에 지니고 있던 일장기를 빼앗아갔다. 전쟁이 끝나고 70년이 세월이 지나는 동안 마빈은 일장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빈 할아버지가 일장기를 지니고 있었던 이유는 사다오의 죽음, 그리고 사다오의 가족들이 겪을 슬픔과 상실감 때문일 터.


인사이트


이에 진심 어린 사과를 결심한 마빈 할아버지는 이날 일본으로 건너와 사다오의 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일장기를 사다오의 여동생인 사요코(Sayoko)에게 건넸고, 73년 만에 친오빠의 유품을 전달받은 사요코 할머니는 오빠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 한참 동안 일장기에 얼굴을 파묻었다.


마빈 할아버지는 "그 당시 기억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그와 그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가슴 한켠에 남아 있었다"라며 "이제라도 사과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이날은 해당 축제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그러나 8월 15일은 우리나라의 '광복절'이기도 하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일본은 '아시아의 해방과 평화'를 명분으로 무자비한 침략과 살상을 자행했고, 우리나라는 일제 치하 36년이라는 기나긴 어둠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최근 영화를 통해 재조명된 군함도(하시마섬) 강제 징용을 비롯해 꽃다운 나이에 무참히 짓밟혀버린 위안부 할머니들까지. 이들은 보상은커녕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탐욕은 우리나라를 넘어 중국과 동남아시아까지 뻗었다. 일본에 의해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있지만 일본은 진실을 외면하며 고개를 돌리고 있다.


급기야 일본의 극우 세력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내세우며 "우리가 한국을 이끌어준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그런 일본에게 사람들은 묻는다. 언제까지 사과를 받기만 할 텐가.


인사이트연합뉴스


진실 빠진 '군함도' 설명에 일본인들은 "에~ 스고이"를 연발했다군함도(하시마 섬)는 일제 강점기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으로 끌려와 갖은 학대를 당한 비극의 섬이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