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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독립위해 삼일절 이끈 '한국 최초 여성비행사' 권기옥

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로 활약한 독립운동가 권기옥(1901∼1988)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출범한다.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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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로 활약한 독립운동가 권기옥(1901∼1988)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출범한다.


권기옥기념사업 준비위원회는 "권 선생의 생애와 정신을 널리 알려 되살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기념사업회를 4월 창립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준비위는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권기옥 평전을 쓴 정혜주 작가, 하늘자연 출판사 정근화 대표, 공군사관학교 소재지인 청주가 지역구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숭실대 황민호 역사학과 교수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채 이사장은 부친이 권 선생의 남편인 독립운동가 이상정(1896∼1947, 시인 이상화의 형) 선생의 제자인 점이 인연이 돼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선생의 기일이 4월19일이고 이상정 선생이 4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돼 기념사업회도 4월에 창립하기로 했다.


인사이트KBS 1TV '한국의 유산'


1901년 평양에서 태어난 권 선생은 1919년 숭의여학교 재학 중 3·1 운동을 주도했다.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없이 '독립 만세'를 외치며 북받쳐 오르던 감격의 도가니 속이 지금도 선하게 떠오른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평남도청 폭파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일제에 쫓기다 1920년 중국으로 망명했다. 조선총독부를 공중에서 폭파하겠다는 생각을 품고 1923년 중국 남서부의 윈난육군항공학교에 입학했다. 1925년 2월 졸업한 권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비행사로 기록됐다.


중국 공군에 10여 년간 몸을 담고서 항일전선에서 싸우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해방 이후 귀국한 권 선생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임명돼 초창기 군 조직과 공군 창설에 이바지했고 6·25전쟁 때는 전선을 누비기도 했다.


1977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국민장(1990년 독립장으로 조정)을 받았고 1988년 타계하며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 안장됐다.


독립운동사뿐 아니라 여성사에서 이름을 남겼지만, 후손이 없는 탓인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그를 기억하는 사업도 없다시피 했다.


인사이트KBS 1TV '한국의 유산'


오히려 일제에 부역한 것으로 알려진 민간 여성비행사 박경원을 다룬 영화 '청연'이 2005년 개봉하면서 세간에는 아직도 박경원을 최초의 여성비행사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혜주 작가는 "일본 비행학교를 나와 일제를 선전하는 비행을 하다가 죽은 박경원을 미화한 영화를 보고 자랑스러운 역사인 권기옥을 더 빨리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평전을 썼고 기념사업회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기념사업회는 권 선생이 전 재산을 털어 서울대와 항공대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던 사업을 이어받아 중고생 장학금을 지원하고, 권 선생처럼 살다간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알리고 출판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또 권 선생이 주로 활동한 중국 쿤밍, 상하이, 항저우, 난징, 충칭 등에서 자료 기증이나 전시, 강좌, 답사 등을 하고 권 선생 관련 뮤지컬과 연극 공연도 검토 중이다.


정 작가는 "선생은 해방 이후에도 일본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의 극일 정신을 강조하셨다"며 "그가 꿈꾼 민족의 화합과 자주 독립국가 건설은 아직도 유효한 일인 만큼 기념사업회가 실천적으로 꿈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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