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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회 맞은 ‘무한도전’…“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 못해”

‘국내 최고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자평이 과하지 않은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400회를 맞았다.

ⓒ 연합뉴스

 

10월18일 특집 방송…"시청자들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계속"

 

"무한도전'은 이제 성장 단계라고 볼 수는 없겠죠.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단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심적인 부담감은 성장할 때보다 유지·보수하는 지금이 더 버거운 것 같아요."(김태호 PD)

 

'국내 최고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자평이 과하지 않은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400회를 맞았다.  

 

2005년 4월 23일 '토요일' 속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한 '무한도전'은 같은해 10월 '강력추천 토요일' 코너인 '무리한 도전'을 거쳐 이듬해 5월 6일 지금의 타이틀로 독립했다.  

 

내년 방송 10주년을 앞둔 '무한도전'은 그사이 한국 예능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무한도전'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여섯 멤버는 오는 18일 방영될 400회 특집 녹화를 마친 직후라 피곤할 텐데도 감회가 큰 표정이었다.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해도 400회를 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주한주 열심히 하다 보니 400회에 이르렀습니다."(유재석)

 

"저는 큰 프로그램에 속한 사람이지, 개인적으로는 흔한 연기자일 뿐입니다. '무한도전'은 제 인생을 바꾼 프로그램이고 제게는 정말 큰 축복입니다"(노홍철)

 

지난 9년간 무한도전을 이끌었던 김 PD는 "4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시청자에 있다. 2005~2006년 초라했던 시청률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성적은 저조하지만 재미있다'고 응원해줬던 많은 분 덕분"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 연합뉴스

 

"방송 하나하나에 사연이 있다"(박명수)지만 멤버들 각자는 눈물과 폭소, 땀으로 얼룩졌던 수많은 방송분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특집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유재석은 2007년 '무한도전' 최초의 스포츠 특집이자 장기프로젝트였던 '쉘위댄스 댄스스포츠' 특집을, 정형돈은 최초 해외촬영이었던 '뉴질랜드 아이스 원정대' 특집을 각각 잊지 못할 방송으로 꼽았다.  

 

정준하와 노홍철은 전날 멤버 2명씩 짝을 지어 휴대용 카메라로 촬영한 400회 특집 방송을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무한도전'의 지난 9년이 영광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애청자들은 종종 '예전 같지 않다, 무한도전답지 않다'는 쓴소리를 했고 위기설도 제기됐다. 불미스러운 일로 멤버가 하차하는 일도 있었다.

 

김 PD는 "저희도 사람인지라 돌발 상황이 생기면 당황하지만 그런 상황을 더 숨기고 가리려고 할수록 진실에서 멀어지는 답이 나오는 것 같았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상황을 빨리 공개하고 같이 답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무한도전'보다 더 재미있는 아이템을 선보이는 예능도 많아졌다"는 김 PD의 지적처럼 새로운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신선하고 재미있는 아이템을 발굴하는 일도 큰 숙제다.  

 

"초창기에는 멤버와 캐릭터들이 신선해서 어떤 옷을 입혀도 재미있게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느 순간 '왜 무한도전에만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졌어요."(김태호 PD)  

 

김 PD는 "그럴 때마다 제일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서 "'무한도전'을 보는 사람들이 토요일 저녁을 아깝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섯 멤버도 지난 9년 사이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다.

 

"그동안 욕심을 냈던 방송은 오히려 잘 안 풀리고 기대 안 한 것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정준하는 "저는 기복을 많이 타는 편인데 사실 요즘은 좀 슬럼프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하하(본명 하동훈)는 "한때는 길을 걷다 보면 듣는 이야기가 '하하 힘내세요'여서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프로그램에도 죄송했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그동안 외모나 성격이 가장 많이 바뀐 멤버로는 단연 노홍철을 꼽았다. 

 

한때 '돌아이'로 이름을 날린 노홍철 자신도 "제가 외형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 상당히 많이 변했다"고 인정했다.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면 쫄쫄이가 아닌 더한 것도 입을 수 있다"는 유재석의 말처럼 평균 연령 40대의 멤버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 연합뉴스

 

유재석은 "박명수 씨가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하지만 박명수 씨가 36살에 무한도전을 시작할 때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제 우리 의지로 건방지게 언제까지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00분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자기네들끼리 타박하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노홍철이 "원년 멤버는 유재석 씨와 정형돈 씨, 저 이렇게 셋"이라고 강조하자 박명수가 "노홍철 씨는 길바닥에서 왔다갔다하다가 연예인이 됐고 성골은 저"라고 치받는 등 출신성분에 대한 논란도 계속 이어졌다.

 

"시청자들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계속하고 싶다"는 멤버들과 김 PD에게 '무한도전'의 마지막은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까 하는 고민을 저는 되도록 안 하려고 합니다. 신파적으로 끝내는 것도 무한도전답지 않을 것 같아요. 아마 축제적인 분위기로 끝나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 예능 프로그램은 박수 보내던 분들이 손가락질할 때 수명을 다하기 마련인데 조금이라도 박수 보내는 분들이 더 많이 남아 있을 때 끝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김태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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