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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서 회식갔다가 맨홀에 빠져 죽었습니다"

사내 같은 팀의 다른 부서 회식에 참석한 뒤 귀가하다가 사고로 숨져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사내 같은 팀의 다른 부서 회식에 참석한 뒤 귀가하다가 사고로 숨져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진만 수석부장판사)는 숨진 LG이노텍 직원 A씨의 부인이 '유족급여를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2008년 입사한 A씨는 2013년 말 이웃 부서의 요청으로 해당 부서 송년회에 참석했다. 부인이 임신 중이라 잠시만 들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술잔이 돌며 자신의 주량인 소주 5잔을 넘는 소주 2병을 마셨고, 결국 집에 가던 중 하수구 맨홀에 추락해 숨졌다. 부검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15%에 달했다.

 

유족은 그의 죽음이 회사 회식으로 인한 과음에 따른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상관없는 회식에 자발적으로 참석했으므로 업무 상황이 아니었다"며 거부했다. 이에 유족은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회식의 전반적 과정이 LG이노텍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고, A씨는 회사 근로자로서 회식에 참석했다"며 "업무상 재해가 맞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부서와 송년회를 연 부서는 같은 팀 소속이며, 업무로 긴밀한 협조 관계라 그간 관례적으로 부서 회식에 서로 초대했다고 말했다. 회식 비용이 LG 이노텍 법인카드로 결제된 점도 재해 인정 판단에 감안됐다.

 

재판부는 "사측이 과음을 적극 제지하지 않고 사실상 유도·방치한 이상 음주로 인한 사고는 사측의 위험영역"이라며 "술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고를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할 순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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