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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검진, 생명 구한다는 증거 없다" 영국의학회지 논문·사설

암 검진이 생명을 구한다는 주장은 입증된 바 없으며, 특히 유방암·전립선암·자궁경부암 조기검진이 과연 사망률을 낮추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영국의학회지(The BMJ) 신년호에 논문과 사설로 실렸다.

 

암 검진이 생명을 구한다는 주장은 입증된 바 없으며, 특히 유방암·전립선암·자궁경부암 조기검진이 과연 사망률을 낮추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영국의학회지(The BMJ) 신년호에 논문과 사설로 실렸다.

 

암 검진의 득과 실을 저울질하는 데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며, 득실이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피검진자들이 검진을 받을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의 비나이 프라사드 교수, BMJ의 부편집자인 진 렌저,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 의과대의 데이비드 뉴먼 교수 등은 6일(현지시간) 「암 검진이 "생명을 구한다"는 것이 입증된 바 없는 이유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제목의 분석 논문을 실었다.

 

저자들은 "암 검진이 해로울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나가고 있으나, 옹호자들은 암 검진이 '생명을 구한다'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주장은 특정 질병에 따른 사망률 감소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전체 사망률 감소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논문으로 발표된 암 검진 관련 연구 10건 중 특정 질병에 따른 사망률이 감소한 것이 3건이었고 전체 사망률이 감소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는 리뷰 논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암 검진이 특정 질병에 따른 사망률을 감소시키지만, 전체 사망률을 의미 있는 정도로 낮추지 못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들었다.

 

기존 연구들의 규모가 작아서 소폭인 전체 사망률 감소를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과, 검진의 부작용과 암 조기검진에 따른 이득이 상쇄됐을 가능성이다.

 

저자들은 일반인들이 유방 검진 흉부촬영,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 등의 위험은 과소평가하고 이득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암 조기검진의 장점과 단점이 있으므로 이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인 경우도 많이 있다며, 병원 등 의료서비스 제공자들이 암 조기검진의 한계를 환자들에게 솔직히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암 조기검진의 득실을 따져서 사회 전체의 비용과 편익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연구보다 표본이 10배로 큰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MJ는 이 연구와 관련해 "암 검진에 관한 정보 완전 공개: 부실한 근거로 설득하는 데서 벗어나 정직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바꿀 때"라는 제목의 사설도 실었다.

 

사설 필자는 독일 베를린 막스 플랑크 인간발달연구소 산하 '하딩 위험맹 퇴치 연구센터'와 '적응행동인지 센터' 소장인 게르트 기거렌처다.

 

기거렌처 소장은 전체 사망률을 낮추는지 불확실한 암 검진 기법에 대해서는 검진을 받은 경우와 받지 않은 경우에 특정 질병에 따른 사망률, 암 사망률, 전체 사망률 등 득과 실에 관한 정보를 담은 표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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