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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릴 땐 쭉쭉 올리더니 이제와서 "살려달라"고 말하는 '3대 업종'

코로나19 당시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했던 일부 업종이 대체제로 인한 고객 감소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고환율에 따른 가격 인상의 여파로 소비자는 물론 종사자들까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영화, 택시, 그리고 제주도 렌터카 등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자업자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가장 우려를 낳고 있는 업종은 영화업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관객은 반토막이 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이 영화관람료의 상승이다. 티켓 가격이 인상되면서 관객들은 영화를 봐야 할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굳이 비싼 돈을 주며 평판이 좋지 않은 영화를 볼 필요가 없어서다. 


여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대체제로 떠올랐다. 재미가 없는 영화는 극장에서 금방 내려오고, 머지않아 OTT에 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수는 1억 1280만 5053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억 2667만 8777명의 절반 수준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택시업계도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 2월 1일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이 1000원 인상됐다. 게다가 기본거리가 줄고, 거리요금도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조정됐다. 심야 할증도 더 많이 붙는다.


요금을 인상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택시 운전자 수는 급감했지만 택시의 수요가 늘어났고, 최근 물가 급상승과 더불어 유가가 요동치면서 택시 기사들의 요금 인상 요구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제 택시업계에서는 "수요가 감소했으니 공급을 줄여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요금이 인상된 이후 택시 대신 대체 수단인 버스와 지하철을 찾았고, 택시 이용객은 오히려 감소해 택시기사들의 어려움으로 돌아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제주도 렌터카 업체들도 상황이 쉽지 않다. 


코로나19 기간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제주도를 찾는 국내 관광객들이 늘어났는데,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렌터카 이용료로 하루 15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했다.


제주도 관광이 성수기와 비수기로 계절성 요인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점, 렌터카 이용료가 탄력적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상승폭이 너무 컸다.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서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하늘길이 열리면서 관광객들은 물가가 비싼 제주도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를 택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때 20만원까지 치솟았던 제주 렌터카 이용료는 5분의 1토막으로 주저앉았다. 


제주 렌터카 업체는 당장의 큰 타격은 없는 상황이다. 성수기 때 축적해 놓은 현금이 있고, 수요가 줄면서 렌터카를 판매해 얻은 수익이 있다. 


다만 제주 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에서 저변에 깔린 위기감은 점차 커지는 중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물가 상승과 수출 부진, 소비 둔화가 겹겹이 쌓이면서 환율이 다시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의 최대 경계 사태이다.


정부와 당국은 공공·정유·통신·주류 등 전방위적으로 '물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나 오른 물가를 잡긴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9%로 3개월 만에 하락했으나 당장 4월에 가스와 전기세 인상도 예고돼 있어 소비자들의 걱정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