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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장애인이란 말 못했는데...남친이 장애인은 '세금 도둑' 이랍니다"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친구가 평소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이 고민에 빠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직장인 여성은 지금의 남친과 알콩달콩한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남친과 결혼까지 생각할 만큼 진지하게 만나왔다.


다만 자신의 부모님이 장애인인 부분이 내심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남친이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며 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25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부모님이 장애가 있는데 남친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성 A씨의 남친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다소 좋지 않다. 그는 "장애인들은 나라에서 돈을 많이 지원받지 않느냐"면서 "그냥 몸만 불편한 거지 돈을 줘 가면서 지원해 줄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친의 이런 생각을 알게 된 A씨는 괴로워했다. 그녀는 "장애인에 대한 남친의 인식이 너무 좋지 못해 부모님이 장애인이란 말을 선뜻 꺼내기가 어렵다"며 하소연했다.


A씨는 "제 부모님은 장애가 있는 것뿐이지 정말 자상하다. 또 저를 바르게 키웠다"면서 "시위 같은 것도 안 하시고 평소 도움을 받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도우며 지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친에게 장애인 부모님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남친이 제게 먼저 결혼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저를 너무 사랑해 주고 저 또한 많이 사랑해서 이 사람과 결혼하고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만약 이 문제로 헤어진다면 죽을 만큼 힘들 것 같다"면서 "장애인이 없는 가정들은 대부분 장애인을 기피하고 싫어하냐. 장애인이 있는 가정의 여성과는 결혼하기 좀 그런가"라 물었다.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되도록 남친에게 빨리 이 사실을 말해라"고 조언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들은 "어차피 결혼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알게 될 사실이다", "최대한 빨리 얘기하고 남친의 태도를 살펴봐라", "얘기를 했는데도 남친이 싫어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품은 남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약자에 대한 인식이 그 사람 인품이다", "실제로 글쓴이 남친을 본 건 아니지만 좋은 사람은 아닐 것 같다", "왜 장애인 자체를 욕하지?", "보통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 주기 마련인데 왜 장애인 전체를 욕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을 내비치며 우려를 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국민 10명 중 7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지역에서 어우러져 사는 게 공동체의 성숙에 더 도움이 된다'고 답했지만 정작 자신이 사는 동네에 장애인 생활공간이 생기거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발달장애인(지적·자폐)이 다니는 것에 대해선 이보다 낮은 찬성률을 보였다.


지난 2019년 서울신문과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공동 기획하고 '리서치DNA'가 만 19세 이상 성인 1001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7%는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함께 생활하는 게 지역과 사회 발전에 더 이롭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거주지에 장애인 생활공간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이보다 낮은 55.7%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특수교사의 도움을 받는 발달장애인이 함께 다니는 것'에 대해서도 62.4%만이 응답했다.


또 지역에 장애인 생활공간이 들어오는 데 반대한 사람(5.5%)의 39.0%, 장애인과 학습권을 공유하는 데 반대한 사람(6.9%)의 36.1%가 '장애·비장애인 구분없이 함께 생활하는 데는 동의한다'고 응답하는 등 인권 의식 수준과 현실 인식 사이에 괴리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