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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우익학자 50명 "美교과서 위안부기술 수정하라"

일본의 우익 역사학자 50명이 미국 교과서에 실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記術)을 수정하라며 미국 학회지에 연명 서한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일본의 우익 역사학자 50명이 미국 교과서에 실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記術)을 수정하라며 미국 학회지에 연명 서한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의 미국 교과서 왜곡 움직임을 정면 비판하는 지난 2월 미국 역사학자 20명의 집단성명과 5월 세계 역사학자 187명의 집단성명에 대응하는 형식으로, 위안부를 강제동원한 사실이 없다는 억지와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어 미국 역사학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야마시타 에이지 오사카 시립대학 교수 등 일본 우익 역사학자 50명은 미국 역사협회(AHA)가 발간하는 학회지인 '역사에 대한 전망' 12월호에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연명 서한을 실은 것으로 7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는 이 협회 소속 역사학자 20명이 일본 아베 정권의 미국 교과서 왜곡을 비판하며 연대 서명해 지난 2월 발표한 집단성명을 의미한다.

 

이들의 연명 서한은 '편집자에게 보내는 글'이라는 형식이지만 역사학자 50명이 함께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가 펴낸 역사교과서에 담긴 위안부 관련 기술을 수정하라고 공개 요구한 것이어서 사실상 집단 반박성명의 성격을 띠고있다.

 

맥그로힐 출판사는 허버트 지글러 미국 하와이대 교수가 집필한 미국 공립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인 '전통과 교류: 과거사에 대한 국제적 관점'에서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군의 전쟁범죄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 학자는 맥그로힐 출판사의 세계사 교과서 내용에 대해 "위안부와 관련해 기술된 불과 2개 문단의 26개 줄에서 무려 8개의 명백한 사실적 오류가 발견됐다"며 "만일 미국 정부가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하게 교과서 저자와 출판사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들은 "맥그로힐 출판사 교과서에는 '일본 육군이 황제의 선물로서 여성들을 병사들에게 줬다' '전쟁의 말미에 병사들이 위안소 운영을 감추기 위해 위안부들을 대거 학살했다'는 문구들이 있지만 역사적인 증거가 없다"며 "소설 작가는 상상력을 이용해 가상 현실을 만들어낼 면허증이 있지만 진지한 학자들에 의해 쓰여진 역사교과서는 설득력있는 진실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우익 역사학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의 학자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위안부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전면 부정하는 서적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고 있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된다.

 

일본 우익세력은 산케이 신문사가 제작한 '역사전쟁'(History Wars)과 반한(反韓) 성향의 평론·저술 활동으로 한때 한국에 입국이 거부된 적이 있는 오선화 다쿠쇼쿠(拓殖)대 교수가 저술한 '극복하기:왜 한국은 일본 때리기를 중단해야 하는가'는 서적을 미국 전역에 있는 학자와 전문가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역사학자들의 집단성명을 끌어낸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학 교수는 "이들 일본학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거리가 멀다"며 "만일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가 세명의 외교관을 다양한 교과서 출판업자들에게 보내 어떻게 일본 역사교과서들이 진주만 공격을 묘사하고 있는지를 따져본다고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더든 교수를 비롯한 14명의 미국 역사학자들은 같은 학회지에서 미국 교과서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는 일본 우익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는 쿠마가이 나오코 일본 국제대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비록 이 같은 논란에 있어 제3국의 입장에 놓여있기는 하지만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일본 우익의 움직임이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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