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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이 블라인드에 "친절을 강요하는 건 모순이다"고 말한 이유

공무원이 민원인들에게 "친절을 강요하는 것은 모순이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공무원에게 친절을 강요하지 마세요"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현직 공무원이 글을 통해 '공무원에게 친절을 바라지 마라'며 일침을 날렸다.


지난 23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무원한테 친절함을 강요하는 건 모순이다"는 제목의 글이 소개됐다.


작성자 A씨는 "왜 호텔이 모텔보다 친절한지, 왜 내과 의사보다 성형외과 의사가 더 친절한지 이런 이유들을 생각해 보면 답 나오지 않나?"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A씨 발언 두고 다양한 반응 쏟아낸 누리꾼들


그러면서 "이왕 일하면서 민원인한테 친절하게 하는 건 좋지만 강요는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급여가 낮은 공무원들이 민원을 해결해 주는 과정에서 '업무 처리'만 중요시하면 될 뿐 친절하기까지 바라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발언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친절한 것 바라지도 않아", "할 일이나 하면서 그러지", "한편으로는 공감이 간다", "월급도 적은데 친절까지 바란다고?"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출사표'


공무원이 민원인의 업무를 처리하며 불친절하다는 민원이 가끔 제기되고 있다. 이런 글은 종종 주민센터 홈페이지나 지역 SNS 등에 올라온다.


이들은 "일반 시민들은 행정을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민원인을 무시하고 비웃는 태도를 보여 너무 속상했다", "행정에 대해 물어보면 '그걸 왜 묻냐'는 태도를 보여 불쾌했다" 등의 글을 통해 "시민을 대하는 태도가 갑질을 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호소한다.


그럴 때면 "시청 홈페이지 같은 곳을 보면 '친절 공무원'으로 상을 주는 내용이 있는데 이와 반대 격인 '불친절 공무원'에 대해서 페널티를 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줄을 잇곤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박봉 받으며 민원인들 위협에 시달리는 공무원들


한편 공무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도 9급 1호봉 급여는 171만 5170원에 불과하다.


이는 각종 수당을 포함한다 한들 보수의 20~30%를 제세공과금으로 공제하는 것을 고려하면 9급 1호봉 실수령액은 160만 원 내외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실수령액은 내년 법정 최저임금인 201만 580원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 공무원의 일터 분위기는 어떨까.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민원 담당 공무원을 상대로 한 폭언, 폭행, 기물 파손 등 위법행위는 2018년 3만 4484건에서 2019년 3만 8054건으로 늘어난 뒤 2020년 4만 6079건으로 3년 새 33%나 급증했다.


적은 보수로 일하는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의 위협으로 병들고 있다.


박봉을 받으며 위험에 노출된 공무원들의 분위기 때문일까.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평균 경쟁률이 올해 29.2대 1을 기록하며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인사혁신처는 5672명을 선발하는 2022년 9급 공채 필기시험에 총 16만 5524명이 지원해 29.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2011년 93대 1을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으로 30대 1 아래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