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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의문사' 시위 참여해 여성들 도왔다가 '사형' 선고 받자 법정에서 엉엉 운 이란 래퍼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이란 래퍼가 이슬람 혁명 재판소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인사이트사만 야신 / Daily Mail


여성들을 위해 이란 정권에 맞선 영웅, 사형 선고받아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던 20대 여성이 의문사하면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시위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해외에 머무는 이란 출신 유명인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위에 참여했던 유명 래퍼가 사형 선고를 받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사만 야신 / Daily Mail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란에서 영웅으로 불리는 쿠르드족 래퍼 사만 야신(Saman Yasin, 27)의 재판이 진행됐다.


이란 케르만샤에 사는 사만은 지난달 2일 자택에서 경찰에 의해 폭력적으로 제압 당한 뒤 체포됐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국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를 기리며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혐의로 체포된 그는 가족이나 변호사들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사 아불카심 살라바티(Abolqasen Salavati)에 의해 이슬람 혁명 재판소 15부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익명의 소식통은 이란의 반체제 언론에 "사만의 가족이 사형 선고 사실을 말하는 것에 대해 위협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사만의 사형 집행일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사이트사형 선고를 받은 사만 야신 / Daily Mail


사형 선고받고 눈물 흘린 사만 야신


사만은 시위 사진과 영상을 SNS에 게재했고 이로 인해 '신과의 전쟁'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그는 실업과 정부 탄압 등을 주제로 노래 가사를 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흘리는 사만의 모습이 포착됐다.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안긴다.


인사이트사만 야신 / Daily Mail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트위터 등 SNS에는 그의 사형을 반대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사만은 사형 선고를 받기 전 파샤푸예(Fashafouyeh)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에빈(Evin) 교도소로 이송됐다.


그는 구금 중 신체적, 정신적 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U와 미국 재무부의 승인을 받은 재판장 살라바티는 언론인, 변호사, 정치 활동가, 소수 민족 및 종교적 소수자에게 장기간의 징역, 채찍질, 사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투마즈 살레히 / Daily Mail


반정부 노래 가사로 체포된 또 한 명의 래퍼


사만의 선고는 또 다른 래퍼 투마즈 살레히(Tooma Salehi, 32)가 지난주 체포된 후 이루어졌다.


투마즈는 이란의 사회 문제와 억압적인 정부 체제를 비난하는 가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한 래퍼다.


그는 한 노래에 '누군가의 범죄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린 것이었다. 누군가의 죄는 용감하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이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인사이트투마즈 살레히 / Instagram 'toomajofficial'


투마즈는 정부에 대한 선전 활동, 적대적인 정부와의 협력, 국가 불안을 조장할 의도로 불법 단체를 구성한 혐의로 친구 두 명과 함께 체포됐다.


그가 체포될 당시 무려 50명의 사람들이 그의 자택을 급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마즈는 현재 이스파한에 수감돼 있으며 그의 삼촌은 누마즈가 고문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와 같은 날 체포됐던 두 명의 친구는 생사조차 알 수 없으며 체포된 이후 아무도 소식을 들은 이가 없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터키 이스탄불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여성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 GettyimagesKorea


투마즈는 평소 이란의 인종과 다양성에 대해 랩을 하며 화합을 독려했다.


체포되기 며칠 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시위대와 함께 한 영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팬들과 이란 시민들 그리고 세계 누리꾼들은 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독립 당국에 따르면 마흐사 아미니가 사망한 후 계속되는 시위로 304~356명이 숨지고 최소 1,16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란의 소수민족, 특히 쿠르드족은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국가의 탄압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