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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서 숨진 아들의 '마지막 순간' 들은 아버지는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절규했다.

인사이트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했던 골목 / 뉴시스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압사 사고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지난달 29일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이태원에서 전례 없는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사망자 155명, 부상자 152명 등 200여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사망 인원의 대부분은 20대와 30대 등 비교적 젊은 나이대였다. A(55) 씨의 아들도 이태원에 놀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고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절규했다.


인사이트뉴시스


아버지, "아들이 서서 죽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지난달 31일 한겨레에 따르면 A씨는 서울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 속보가 뜨자 곧바로 아들(25)을 떠올렸다.


평소에는 자취를 하는 평택이나 고향인 익산·전주로 가서 놀던 아들이 그날 친구 넷과 이태원에 갔다고 했다.


저녁 8시께 A씨는 아들과 통화에서 "사람이 많아서 밥 먹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불안함을 느꼈다. A씨는 아들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다른 사람이 받았다.


인사이트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 놓인 근조화 / 뉴시스


그는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짐을 챙겨 익산 집에서 출발했지만 서울에 도착하기 직전 아들이 숨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인터뷰에서 "살아가면서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아들이 선 채로 사망했다는 사실에 대해 "사람이 몰려 있으면 일방통행이 돼야 하는데 여기서 올라오고, 저기서 내려오고 하니까 이리도, 저리도 못 가는 상황이었잖아요. 알고 보니까 서서 죽었더라고요. 서서 막혀버리니까. 죽었어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거예요." 라며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인사이트뉴시스


A씨의 아들 일행 5명 가운데 2명은 참사를 피할 수 있었지만 3명은 결국 숨졌다. 같이 갔던 친구는 A씨 아들의 뺨을 때리며 응급구조에 최선을 다했지만 이미 정신을 잃은 뒤였다.


그는 "사람이 모이면 어떻게든 통제를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너무 안 됐어요. 이건 생죽음이잖아요. 생죽음도 운명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는데..."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가 말하는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해 부모 걱정을 덜어주었던 아이였다. "평택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알아보고 있는데도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더라고요. 우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줄도 몰랐는데 핸드폰을 보니까... (알게 됐다)"며 아들을 기억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 아들은 9월 초 다니던 직장을 퇴사 후 새 직장에 가려고 준비 중이었다.


"우리 아들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거든요. 너무나도 착하고 또 성실하니까. 가족들한테도 많이 잘했고요. 막내하고는 친구 이상으로 가까이 지냈는데, (막내도) 너무 걱정돼요." 아직 빈소도 차리지 못한 채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는 가족들은 지친 표정이었다.


인사이트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뉴시스


정부, 이태원 사고 사망자 위한 지원 대책 발표


한편 정부는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자에 위로금 2000만 원과 장례비 최대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본부 총괄조정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의 유가족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김 본부장은 유가족과 지자체 전담 공무원간 1:1 매칭을 완료하고 전국 31개 장례장에도 공무원을 파견해 장례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이트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압사 사고 합동분향소 / 뉴시스